[월요시론 오 성 진] 자신이 먼저 하는 즐거움

2009.08.31 00:00:00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자신이 먼저 하는 즐거움


일본의 유명 기업인인 사이토 히토리. 그는 개인납세실적이 최근 십 여 년간 일본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로 답한다.
기업을 해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감사할 일보다 불만스러운 일이 더 많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일본이라는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일본 사람들도 그의 그러한 말에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작년 연말에 불어 닥친 세계경제위기로 우리의 경제도 심하게 요동쳐 왔다. 아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힘들게 지내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언제 이 터널을 벗어날까. 언제나 좀 넉넉하게 살게 될 것인가 하고 그저 시간 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만면에 웃음을 띠고 지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은 불경기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우리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너무도 당연한 일로 생각하며 지낸다. 아침 저녁으로 식탁을 준비해 주는 아내. 그에게 감사해서 벅찬 가슴으로 하루 일과를 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서 그런 것에 감사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이가 공부를 잘 해 주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아빠가 돈 잘 벌어와 주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대통령이 정치 잘해서 국민 잘 먹고 살게 해 주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못할 때는 분노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일들이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들일까?
아무리 많은 돈을 한 보따리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자기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그 많은 돈이 무슨 소용인가.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써 주는 곳이 없으면 그 많은 지식이 무슨 소용인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아이가 있어서 관심을 쏟을 대상이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일인가? 벌어다 주는 남편이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매번 식탁을 챙겨주는 아내는 또 얼마나 감사한가.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불철주야 뛰는 대통령이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사실 깊이 생각해 보면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이 감사하지 않은 것들이 없다. 그들에게 내가 해 준 것도 별로 없건만, 그들은 무엇인가 나에게 해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당연한 일이 아니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감사할 일이 넘쳐나게 된다.


지금까지 나를 우울하게 했던 일들, 당연히 되었어야 할 일들이 사실은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감사에 가슴이 뜨거워지게 된다.


우리 주위에는 소위 현안이라고 불리는 일들에 매달려서 편치 못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현안이라는 이름, 걱정거리라고 해석되는 이것은, 사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편하지 않았던 마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바뀐다.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할 일이 있고,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나의 존재가치가 발휘될 기회이고, 그 문제들이 해결될 때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 할 일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즐거워지지 않는가.


남이 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하는 즐거움을 안다면, 그것은 현안이 아니라 나의 능력을 발휘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제는 현안을‘기다리던 일"로 생각하면 어떨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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