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효심(孝心)이 불심(佛心)

2009.10.15 00:00:00

종|교|칼|럼|   삶


효심(孝心)이 불심(佛心)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그 뜨겁던 여름이 언제였던가 기억이 흐려지는, 햇빛도 좋고 햇빛따라 묻어오는 향내 또한 좋은 계절입니다. 9월 초, 절에서는 백종(百種)을 지냈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절에 다니지 않으면 백종이 뭐하는 날인지 알기는 어려우실 겁니다. 백종이라고도 하고 백중이라고도 하는 이 날은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오는 음력 7월 보름 즈음 불가에서 우란분회(盂蘭盆會)를 행할 때 백 가지 곡식과 과일을 공양 올린다는 의미에서 생긴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란분절이라고도 불리는 백종은 부처님의 탄신일, 성도일, 열반일과 함께 불교의 4대 명절로 꼽히는 중요한 날입니다. 이 날이 불교의 명절로 자리잡은 것은 부처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인 목련존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스님들의 하안거가 끝나는 음력 7월 15일, 여러 스님들에게 공양 올린 이야기에서 기인합니다.


목련존자의 어머니 청제부인은 돌아가신 목련존자의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함부로 쓰고 아버지의 천도재도 모시지 않은 채 살생과 음주 등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 부처님을 만나 출가한 목련존자는 수행으로 얻은 신통력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찾아보니 어머니가 그 과보로 아귀지옥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린 채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목련은 그 모습을 보고 너무나 가슴이 아파 배고파 우는 어머니를 아귀지옥에서 구해내고자 신통력을 발휘하여 음식을 어머니께 올렸으나 그 음식은 어머니의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뜨거운 불길로 변해 버렸습니다. 어머니는 생전에 지은 죄업이 너무 두터워 목련존자의 힘으로는 구제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목련은 부처님께 간청하며 어머니의 영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여쭈었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음력 7월 15일,  많은 스님들에게 지극한 정성으로 공양을 올리면 불보살과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으로 어머님께서 악도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불어 먼저 가신 조상님들 또한 건져지는 것이니 부모가 생존해 있는 사람은 부모의 여생이 밝아질 것이고 부모가 이미 떠났다면 보다 밝은 차원을 이룰 수 있는 공덕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범망경에서는 “끝없는 옛적부터 금생에 이르는 동안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이 나의 부모와 형제 아님이 없다“ 는 구절이 나옵니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효행이란 다만 살아계신 부모님께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먼저 가신 조상님들과 법계의 일체 고혼(孤魂)을 천도하여 밝은 부처님의 세계로 이끄는 것까지를 모두 말하고 있습니다. 수없는 세월을 윤회하고 윤회하면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이들과 수없이 많은 인연을 지어 왔습니다. 그러니 일체 중생이 그대로 나의 부모요 형제인 것입니다. 

 

 ‘효심(孝心)이 바로 불심(佛心)’이란 말 그대로 내 개인의 가족에 그치지 않는 부처님의 대자대비심을 배우고 따라하려는 마음을 키우는 중요한 날이면서 우리들의 마음 속에서 조상과 후손이 둘 아니게 밝아지기를 진심으로 발원하는 소중한 날이 백종이 갖는 진정한 의미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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