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 오 성 진] 일의 본질

2009.11.02 00:00:00

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일의 본질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을 통하여 얻어지는 수익이 아무리 크더라도, 혹은 많은 손실이 눈 앞에 확연히 보일지라도,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
자라면서 이러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본질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누군가로부터 대접(존대)를 받는 것은, 받을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이유 없이 존대를 받는 일이란 있을 수도 없고, 혹시 있었다고 해도 이후에 자신이 받았던 대접에 대해 몇 배의 값을 치르게 되든 것이 삶의 법칙인 것 같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중의 하나인 왕자와 거지 이야기에서, 거지 소년은 왕자로부터 닮았다는 이유 한가지로 인해서 왕자의 초청을 받는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대접을 받게 된다. 거지 소년은 왕자를 닮았다는 이유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그에게 왕자 행세를 할 권한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는데, 거지 소년은 자신의 대접 받는 이유를 잠시 망각한 탓으로, 왕자의 행세를 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차라리 왕자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 더 좋았을, 비참한 입장에 처하게 되고 만다.


우리는 지금, 삶의 본질, 각각의 직업의 본질, 사람이 직업을 갖는 이유 등에 대한 가치관이 한없이 무너져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해야 하는지 깨달으면서 사는 사람이 드물고, 가지고 있는 직업에 관계 없이 그 목표는 거의 경제적인 번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을 만났을 때 시작하는 첫 대화는 이런 것이 아닐까?
“일은 잘 됩니까?”
이 말은 “잘 벌리세요?”라고 바꾸어도 내용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마츠시타 코노스케는 “기업가가 적자를 내는 것은 큰 죄악이다”라고 했다는 데, 그것은 옳은 말일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분명히 이윤추구다. 이윤추구를 하지 않는 조직을 기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윤추구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윤추구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한번의 삶의 기회가 참으로 가여운 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윤추구를 위해서 태어난 것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생활이란 얼마나 고단한 일인가! 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돌아 서면 곧 바로 월급날이 다가온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 내가 치과의사라면 치과환자를 보살피는 것이 나의 일의 본질이고 목표일 것이다. 그 일 자체로 삶의 기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병원의 운영은 치료기술로나 경제적으로나 환자 진료가 원활하게 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사람들의 마음이 일의 본질 보다는 생계에 매달리게 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처럼 비참한 상황은 없지 않을까.
삶을 생존경쟁이라고 이야기하고 현대는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만일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이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존경쟁은 사고를 할 줄 모르는 동물들의 본능이다. 그러나 사람은 사고를 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이 능력을 생존경쟁에 투자하면 탁월한 동물은 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사람은 이미 탁월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경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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