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그냥 무조건이야’

2009.11.12 00:00:00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
<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그냥 무조건이야’


은사스님이신 대행 큰스님의 법어집이 현대불교신문과 한마음선원 출판부의 공동 기획으로 이번에 새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다른 법어집과 달리 어른 스님께서 제자들에게 해주신 이야기들이 대화 중심으로 실려 있다는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사스님이 거두신 제자들은 그 수가 많지만 스승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은 색깔을 띄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에서 스승을 생각하는 정성은 지극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답니다. 


이번에 나온 법어집에는 그런 제자들에게 스승이신 은사스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들이 실려있으니 세간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도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해준 스승이라는 존재를 마음에 품고 있기 마련입니다. 내 인생의 스승이라고 해서 반드시 엄청난 존재감을 가진 사람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과거에 경험한 어떤 작은 일이 주는 충격, 깨달음, 변화의 계기 등이 우리 인생에서는 그런 스승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수행자들이 구도의 길을 가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스승의 존재란 자기 공부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중요성이 큽니다. 스승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그 가르침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자기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자기의 인생을 결정짓기도 하고 갖가지 길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스승의 존재가 있기에 오늘의 자기가 있는 것이지요. 흐트러지려는 순간마다 스승의 길을 떠올리며 스승의 말씀을 잊지 않고 떠올릴 수 있다면 정말 복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스님께서는 생신날 인사를 올리기 위해 모인 제자들을 위해서도 법문을 해주십니다. 언젠가 대중스님들에게 법문을 끝내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시며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조금도 흐트러지지 말고, 뒤로 물러서지 말고 구석구석이 들여다 보고 배우면서 같이 이 길을 갑시다.” 라고요. 출중하신 스승님이라 앞서서 휘휘 가시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부족하고 모자란 제자들과 함께 가자고 하신 스님의 마음이 우리들 가슴에는 깊이 사무칩니다.


스님께서는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의식들에 사로잡혀 본래 하나인 세상의 본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상대와 나로 나누어 보는 것을 경계하라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것을 머리로만 이치로만 따지지 말고 자기 근본을 믿고 자기 근본에다 맡기는 것을 ‘그냥 무조건’ 하라고 하십니다. 따지고 분석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아마 이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무조건 믿고 맡겨라.’ 그래서 책 제목이 ‘그냥 무조건이야’입니다. 진짜 인생을 살려면 어째서 무조건이어야 하는지,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해서 이 자리에서 소개 올렸습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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