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월요시론] 말하기, 듣기, 쓰기- 국어교육이 더 먼저입니다

2010.07.05 00:00:00

월요 시론

 김재성 <본지 집필위원>


말하기, 듣기, 쓰기 - 국어교육이 더 먼저입니다


선거라는 것이 민주적이고 대중의 의견을 도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보면 우리의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뽑는 일도 너무 정치적이고 크거나 작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일 같아 탐탁치가 않았지만 모든 유권자에게 지방 교육행정의 수장을 선출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했던 교육감 및 교육위원의 선거에서 보수보다는 진보 쪽을 택한 여러 시도에서의 결과를 보면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잘못되어 있고 개선을 원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그중에서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하는 유권자의 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을 것으로 사료되며,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어린이와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몰입교육이 필요한 것인지가 의문이 간다.


영어몰입교육이란 “영어수업 뿐만 아니라 수학이나 사회, 과학과 같은 일반교과도 영어로 가르치는 교육”으로 일제 강점기 중에서도 식민통치가 극에 달했던 시기에 학교에서 조선말을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말로 수업하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는 일이다.
이런 계획을 발표한 후에 많은 국민의 비판적인 여론과 저항으로 전 교과의 영어몰입교육은 흐지부지되고 영어시간에는 영어 몰입교육을 하는 방안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과연 온 나라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이 영어에 매달려야 하는지도 역시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이야기로는 영어가 세계화의 물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며, 개인적으로 출세를 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 약진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가지고 교육을 한다는데 이는 참 가당치도 않는 일로 대다수의 국민이 외국인과 중요한 문제를 토론하고 상담해야 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고, 또한 영어 즉 영어로 하는 말을 잘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논리는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고 미국의 또 다른 식민지로 편입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우리의 어린이들이 집에서 부모님이 사용하는 언어가 아닌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이 나라의 장래에 큰 도움이 될 성싶지도 않지만 영어교육에 휩싸여 한국의 민족적, 문화적, 문학적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을 더 더욱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과 흉내를 낼 수 없는 많은 의성어와 의태어, 시적인 표현 등의 감성과 문학적인 문제는 뒤로 할지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 간단한 알파벳으로 컴퓨터 언어로써 쓰기 편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을 뒷전으로 밀어두고, 우리말의 쉬운 맞춤법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현실에서 영어에 몰입해서는 안 된다.


일제 강점기의 탄압 속에서도 끊임없이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민족인데 지금에 와서는 자발적으로 모국어를 버리고 미국의 언어를 배우는데 몰두하려는 것은 친미사대주의자들의 주장이며 억지 논리라는 생각이다.
말은 영혼을 지배하여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만들 뿐만 아니라 언어 즉 말은 생각의 표현수단으로 어찌 생각하면 껍데기 일 뿐이다. 영어몰입교육을 한다는 것은 껍데기 교육에 몰입한다는 것이고 이처럼 알맹이가 없는 교육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사고력과 창의력이고 이런 생각하는 힘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들이 인류를 발전시켜왔으며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 믿는다.
막히지 않는 사고는 쉽게 배워지는 언어에서 더욱 빛나고 이런 사고의 바탕에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발전할 것이다. 다시 말해 영어교육은 우리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영어교육이전에 우리말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며, 우리말을 확실히 알고 영어를 배우게 되면 영어가 좀 더 세계화되어 있는 언어임을 알게 되고, 필요에 의해 영어를 배우게 되면 튼튼한 모국어를 바탕으로 하여 훨씬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처럼 많은 부작용이 예견되고 정부에서 일방통행으로 주장해온 교육에 대한 반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것으로 보이고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되신 분들도 그 민의를 잘 파악하여 백년지대계의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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