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월요 시론]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2)

2011.06.20 00:00:00

월요 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2)

  

플라톤의 시대부터 글에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2천5백년 전에도 젊은이들은 당시 어른들에게는 꼴사납거나 눈엣가시처럼 보였던 것이다. 행동이나 생각하는 것이 소위 싸가지 없는 모습으로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이 말은 필자가 학생 시절에도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을 염려하실 때 자주 들려주시며 걱정하시던 말이다. 긴 역사 동안 존재하던 말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역시 앞서 말한 ‘싸가지’라는 말에는 ‘없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반대로 행동거지가 반듯한 사람을 ‘싸가지 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모든 개혁이나 혁명은 그런 싸가지 없다고 걱정하는 젊은이들의 몫이었다. 종교 개혁자들의 대부분도 다 그런 연령대의 사람들이었다. ‘기독교 강요’라는 대명저를 남기어 신학의 큰 줄기를 만든 요한 칼빈의 당시 나이는 27세였다. 가깝게는 갑오경쟁의 김옥균이나 이승만이나 서재필이나 김구나 대부분의 역사적인 인물은 그런 연령에 속한다. 예수님도 장가도 가지 않은 팔팔한 20대를 갓 넘은 나이에 사역을 시작하고, 청년으로 생을 마감했다.


아마 젊음에는 신념을 추구하는 열정이란 속성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열정이란 이성적인 태도보다는 정서적인 면이 더 강하게 작용해서 그럴 것으로 추정해 본다.


이 정서는 이성의 방법으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든다면 사랑의 속성을 이성적인 과학적 지시어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큐피드의 화살’을 맞았다고 표현한다. 큐피드가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사랑은 알 수 없는 신의 뜻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말에도 ‘눈에 콩깍지’가 끼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 뜻도 사랑은 논리를 벗어난 이성적인 태도로 설명이 불가능한 감성의 모습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성의 자세를 추구하는 학문을 대표하는 것을 철학이라고 한다. 이 철학은 역사적으로 예술과 종교를 폄하하거나 짓밟는 편을 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술과 종교는 그럴수록 팽창하고 발전했다. 오히려 철학이 스스로 종언을 고한다. 헤겔의 예술의 종언이나 니체의 신의 죽음의 선포 후에도 예술은 더욱 발전하고, 종교도 더욱 그 기능을 확장했다. 결과를 보면 철학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가 결국 소수만의 관심거리로 되었다. 그러다가 예술과 접목하는 철학인‘미학’이 생겨서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가진다. 종교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치과 분야는 어떤가. 치아를 중심으로 한 구강악안면을 연구하며 치료하는 치과의사들에게 치의학을 정의하면서 예술이라는 말을 과학이라는 말 앞에 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의미를 확장, 해석한다면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치과계 문제점들을 예술정신인 새로운 창조적인 방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젊고 창조적 사고를 가진 이들이 분노해야 한다. 모든 예술은 앞선 사조에 대하여 반동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역사가 이어져 나갔다. 치과계도 안주하면 자멸이다. ‘새로움’은 기존질서에게는 불안요소지만 그 새로움만이 진정한 발전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협회의 새로운 집행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면 예술가의 영원한 젊은이의 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의 창조적인 감성과 과학자의 냉철한 이성의 조화를 이루어 새롭게 출발하는 집행부를 축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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