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섭 월요 시론] 위험한 사람

2011.10.03 00:00:00

월요시론
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위험한 사람

  

치의신보는 9월이 되면서 1면에 기획기사를 통해 U모 치과네트워크로 인해 촉발된 치과계 내부의 최근 이슈를 심층분석한 기사들을 싣고 있다. 치의신보에서는 크게 보았을 때 오로지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부 네트워크의 문제가 결국은 향후 영리법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폐해의 서막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인데, 필자도 그런 해석에 공감하면서 기사를 쓴 분들의 노고와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십수년 전부터 치과에도 경영 개념이 좀더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는 진료에는 전문가들이면서도 개인 의원을 운영하면서 매일매일 직원관리,치료비 상담 등의 실무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경영자로서의 고민에 대한 해법이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진료행위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그리고 높아져가는 환자들의 욕구에 상응할 만한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병원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좀더 능률적이고 체계적인 병원 경영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경영에서 이미 통용되고 있던 마케팅, 성과급제, 관리부서, 대형화, 전문화, 네트워크 등은 치과경영에도 필요에 의해 그 개념이 차용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주변에 경영의 효율성만을 극대화면서 사회적인 책무는 방기하는 U모 네트워크로 대변되는 그룹들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는 냉엄한 현실에 우리는 직면하게 되었다. 지명도 있는 언론을 통해서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필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대표 1인이 130여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고 해외에도 지점이 있다. 외과전문의가 근무하면서도 사랑니 발치를 포함한 보험진료는 사절하면서 고가의 치료 위주로 환자를 유인한다. 치과의사가 아닌 직원들을 시켜서 진료행위를 하게 하고,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발암물질로 알려진 재료를 사용해 기공작업을 하는 것을 거리끼지 않는다.’ 등등.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기초해 한 명의 치과의사가 이룬 성과만을 놓고 보자면 가히 치과의사를 꿈꾸는 청년들의 롤모델이라고 할 만하다. 의사를 포함한 수백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리더이면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CEO로서 보통의 치과의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이룬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전세계 경영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가 중의 한 명인 전 GE회장 잭 웰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경영 성과가 좋지만 가치관은 없는 사람이다.” 성과만을 생각하는 경영은 저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들은 이내 현 사회 시스템에서의 약점을 파고들어 가장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간다. 그래서 잭 웰치의 말처럼 가치관 없이 성과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경영효율을 추구하는 그 방법들로 인해 오히려 사회에서 더 위험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모든 기업은 보편타당한 가치 위에 존재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경영성과의 수치를 따지기 전의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을 상기했으면 한다. 그래서 필자는 U모 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분에게 묻고 싶어지는 것이다. “당신의 가치관은 도대체 어디로 갔나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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