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기다리는‘도시농부’

2012.05.03 00:00:00

주말만 기다리는‘도시농부’


뿌리고… 가꾸고… 거두고…


주말농장 3년차
김 현 종  서울탑치과병원 대표원장


수확물 이웃과 ‘오순도순’… 웰빙밥상 ‘덤’
블로그 운영해 텃밭 농사 지식 공유
아이들 자연친화 교육장 ‘최고’


도심을 벗어나 흙내음을 맡으며 자신의 텃밭을 가꾼다. 자신이 직접 씨를 뿌리고 직접 키운 작물을 수확해 온가족과 가까운 이웃이 나눠먹는다. 자연과 함께 하며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흐르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탑치과병원 김현종 대표원장은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과천어린이대공원 앞 주말농장을 찾는다. 이곳에서 도시농부로 일한지도 어느덧 3년을 맞이하며 이제는 어엿한 농사꾼이 다됐다.


올해 김 원장의 12.5평 규모의 농장에는 감자, 부추, 가지, 고추, 오이, 콩, 호박, 쌈채소 등 다양한 종류의 작물들이 파릇파릇 새싹을 피우며 자라고 있다. 또 김 원장의 아들 도윤이의 바람에 따라 농장 한 켠에는 해바라기, 기생초, 국화꽃 등 아름다운 꽃밭을 새롭게 만들었다.


“아들 도윤이가 토끼가 당근을 키우는 동화책 까이유를 보며 자기도 텃밭을 갖고 농작물을 키우고 싶다고 해서 주말농장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5평 규모로 조그맣게 시작했는데 어느덧 가족 모두가 농사에 재미를 붙여 해마다 조금씩 농장 규모를 늘리고 있답니다.”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김 원장 가족은 삽으로 땅을 뒤집기도 하고 잡초를 뽑고 물을 주느라 땀방울을 쏟는다. 이렇게 애정을 가진 농장이라 벌레가 들끓어 배추 한통을 순식간에 잃어버릴 때는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또 폭우로 인해 애지중지하며 가꾼 작물을 거의 수확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온가족이 다 함께 힘을 모아 일한만큼 농작물이 수확기에 맞춰 잘 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어린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김 원장 가족의 밥상은 날로 풍성해지고 있다. 즐거운 주말농장을 통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가족과 함께 먹을 때는 기쁨이 2배다.


“텃밭일에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진짜 일이 되기도 해요. 그렇지만 작년에 배추와 무 등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 저희는 직접 재배한 깨끗한 먹거리를 공짜로 먹을 수 있었어요. 이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 재밌게 농사일을 하고 있어요.”


김 원장은 진료와 의료봉사, 연예인 축구단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 농사 공부를 하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가이드 올빼미 화원’을 통해 농사에 대한 지식을 쌓으며 취미활동 수준을 넘어서는 실력을 갖춰가고 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공부해서 나중에 은퇴하게 되면 전원을 가꾸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텃밭을 운영하거나 아예 새롭게 과수원을 할 수도 있어요. 누구나 바라는 삶 중에 하나잖아요. 저도 그런 삶을 꿈꾸고 있죠.”


이렇게 농장의 매력에 푹 빠진 김 원장은 주말에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됐다. 또 주말이 되면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할지 고민할 필요없이 자연스레 농장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웰빙 밥상은 덤으로 차려지게 됐다.


“주말농장 활동이 가져다 준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점은 아이들 교육이에요. 부모와 함께 흙을 밟고 산자연을 느끼며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게임을 하거나 영상물을 보며 노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어린 자녀를 둔 선생님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어요.”


평소처럼 도심 한 가운데서 의술을 행하고 있을 김 원장은 오늘도 가족과 함께 할 주말을 기다리고 있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뚫고 올라올 새싹을 맞이하기 위해서.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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