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경쟁 없는 블루오션 “입소문이 곧 마케팅” 해외서도 환자 찾아
척추수술하면 우리들병원, 인공수정하면 차병원, 비만치료하면 365mc가 떠오른다.
이들 병원들은 메디컬에서 진료를 특화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치과는 어떨까? 임플란트하면? 치주하면? 교정하면? 환자들은 과연 어떤 치과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까? 대답은 “글쎄…”
물론 치과의 경우 특성상 메디컬처럼 진료를 세분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당뇨 임플란트 식립’, ‘사랑니 발치’, ‘구강내과 진료’, ‘수면치과’ 등의 치과 진료를 특화해 냄으로써 치열해진 개원가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는 치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력과잉에 장기 경기불황, 주변 치과의 저수가 마케팅 등으로 동료 치과의사들이 텅 빈 진료실을 씁쓸히 바라보며 울상을 짓고 있는 사이 이들 치과에는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입소문을 듣고 온 찾아온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CCL치과는 5년 전 개원 당시부터 ‘당뇨임플란트 치료’를 특화해 성공한 케이스다. 현재 병원을 찾는 환자 7명 중 3명이 전국에서 찾아오는 당뇨환자다.
치과에는 수술시 발생할 수 있는 저혈당 쇼크를 대비하기 위해 응급구조사가 대기하고 있으며 당화 혈색소 측정 장비등 각종 의료장비가 구비돼 있다.
특히 모든 진료는 시스템화 돼 있고 전직원들은 이와 관련된 철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또한 내과와의 긴밀한 협진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서종진 원장은 “당뇨 환자들의 경우 치과 치료 후 합병증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이들을 안전하게 진료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자들이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2년여 전부터 ‘사랑니 발치’ 진료 특화해 진료를 해 온 신촌의 잎사귀치과에는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사랑니 발치를 위해 찾아온다.
2012년 6월부터 2013년 5월까지 3425개, 2013년 2월 한 달간만 500개의 사랑니를 발치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최단기간 최다발치 한국 최고 기록 수립을 인정받아 기네스에도 올랐다.
지난해 총 발치한 사랑니만 5000개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2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 달 평균 치과병원이 46개, 치과의원이 3개의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으로 집계된 만큼 엄청난 수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료 사고가 난 케이스는 한 건도 없다.
이상용 원장은 “발치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예견 가능한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의학적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점차 발치 실력이 늘었고 어느 순간 환자들도 덩달아 따라 오더라”고 했다.
■ 서울 삼성동의 아림치과병원은 구강내과 단일과목 진료만을 전문적으로 특화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병원에는 CT 등 첨단장비실은 물론 물리치료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으며 악안면 촬영만을 담당하는 방사선기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치과위생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면서 유기적으로 진료 보조를 하고 있다.
김연중 원장은 “구강내과 특성상 99% 이상 보험환자가 주를 이루다 보니 개원 당시에는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턱관절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데다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환자 수요가 늘고 있고 무엇보다 보험수가가 매년 인상되는 메리트가 있다. 또 주변치과들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 서울 압구정동의 테라스치과는 지난 2005년 국내 최초 치과공포증 환자를 위한 수면치과 전문병원을 표방하며 개원했다.
올해까지 7800여 케이스의 임상데이터가 쌓이면서 수면진료 분야에 있어 개원가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 했다.
치과에는 산호포화도 및 혈압 체크 기기, 심전도 기기를 비롯해 수술시 환자를 모니터할 수 있는 각종 장비는 물론 응급상항에 대비한 투여 약물, 심실제세동기 등 모든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들이 구비돼 있다.
곽호정 원장은 “전국에서 치과를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치과진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등 심리적 압박감으로 깊은 진정으로 수면마취를 해야 치료를 할 수 있는 케이스로 특히 다른 치과에서 수면마취가 잘 안돼서 수소문 끝에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고가장비로 특화 시도 금물...충분한 시장 조사 등 치밀한 준비 필수
# 진료항목 잘못 설정 실패 케이스도
반면 기본 임상실력도 없이 진료 항목를 특화해 홍보하거나 진료 시스템 등은 갖춰 놓지 않은 채 마케팅 업체의 상술에 현혹돼 특정 장비만 믿고 섣불리 특화를 시도했다가 별다른 효과도 못 본 채 비용만 날리고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다.
■ 경기 수원의 P원장은 장비를 판매하는 업체와 연계된 마케팅 업체의 상술에 현혹돼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레이저 장비를 구입해 OOO 레이저 임플란트 치료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한때 반짝 환자 문의만 늘었을 뿐 크게 효과도 보지 못했고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를 구매하는데 지급한 대출금 때문에 아픈 속을 쓸어 내려야 했다.
주변에 같은 장비를 사들여 홍보하는 치과가 늘면서 더 이상 특화라는 메리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캐드캠 장치, 교정 장치나 미백치료 패키지 상품들을 특화 무기로 내세웠다가 비용만 날린 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도 많다.
■ 서울의 K 원장은 구취치료를 전문으로 표방해 온라인 및 광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덕분에 구취로 말 못할 고민을 하던 환자들이 상담 및 내원이 늘었다. 하지만 실제 환자로 이어진 케이스는 드물었다.
치과를 방문한 환자들 중 상당수는 이비인후과나 내과 등으로 리퍼해야 하는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막연하게 진료 항목을 설정하긴 했지만 실제 치과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는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턱수술 전문치과를 표방했다가 실제 임상 진료 실력과 시스템, 환자수요가 뒷받침이 안 돼 문을 닫은 치과도 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 자신있는 진료 중점 특화해야
의과 및 치과 분야에서 브랜딩 및 마케팅을 전문으로 해온 브레인 스펙의 조종만 대표는 “지금과 같이 치열한 개원환경에서는 진료를 특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개원을 결심했다면 그 전부터 진료에 대한 방향과 목표를 세우고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해 이에 맞은 개원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특화한다고 해서 꼭 새로운 진료영역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이 어떤 진료를 잘하는지 생각해 보고 중점적으로 강화해 브랜딩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특히 “진료가 아닌 장비로 특화를 시도하는 것은 금물”이며 “특화할 진료 영역을 결정했다면 직원들과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해 관련 교육을 진행하면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 특화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후발주자들에게 밀릴 수 있다. 특화진료가 인식되면 고수가에 대한 저항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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