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용 자료제출 마감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치협을 비롯한 공급자단체들이 정부의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정책 강행에 강하게 반발하며 맞서고 있다.
치협과 의협, 병협, 한의협 등 4개 공급자단체는 정부가 이달 7일(현재 시각 6일) 개최하는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에 단체 대표들을 모두 참석시키지 않기로 하는 등 정부 측에 제도 강행 중단을 계속해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비급여 고지제도를 도입한 이래, 비급여 보고 의무화 관련 법조항인 ‘의료법 제45조의2’를 지난 2015년 12월 신설, 비급여 현황조사의 근거를 만들고 비급여 공개 의료기관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신설된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에서는 의료기관의 장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고토록 하고 있다.
정부는 2016년 150병상 초과 병원급 의료기관, 2017년 전체 병원급(3666곳), 2021년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6만9943곳)으로 비급여 공개 의료기관의 범위를 확대해 오고 있으며, 공개항목도 2020년 564개에서 2021년 616개로 늘렸다.
정부가 이 같은 기준 및 지침을 지난해 12월 행정예고 한 직후 치협을 비롯해 의협, 병협, 한의협 등 4개 단체는 즉각 반대성명 발표 및 공동기자회견, 전국 산하지부 공동성명 발표 등을 하며 7개월 째 대정부 투쟁을 벌여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부장협의회가 나서 해당 정책에 대한 중단을 요청하는 치협 회원 1만460명의 서명날인서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발송하는 한편, 최근 ‘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무화 반대 성명서’를 통해 비급여 자료 제출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지부가 지난 3월 30일에는 의료법 제45조의2를 비롯한 관련 시행규칙 및 고시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헌소를 제기했으며, 그 이후 현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5월 18일에는 본안사건의 종국결정 선고 시까지 관련 의료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의료계의 반발에 따라 최초 예고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시기를 오는 8월 18일에서 9월 29일로 6주간 연기했으며, 이에 따라 의원급 기간의 자료제출 기한은 6월 1일에서 7월 13일로, 병원급 의료기관은 6월 7일에서 7월 19일로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김철환 협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9일 의협을 방문해 이필수 의협 회장과 이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약속하는 한편, 지부장들과 대응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이 외에도 권태훈 치협 보험이사가 지난 11일 비급여 보고 관련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 들어가 치협의 입장을 전했으며, 홍수연 부회장 등도 정부가 주최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에 지속 참여하며 치협의 반대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인력상황 등 행정부담을 고려해 연간 보고 횟수를 최초 2회에서 1회로 경감하는 것으로 정부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 상황. 그러나 근본적으로 의원급까지 비급여 공개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치협의 입장이다.
김철환 협회장 직무대행은 “타 공급자단체와 지속적으로 연대해 정부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보고 정책에 대해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