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익(서울지부 섭외이사)
같은 의료인으로서
어려울 때 도와주는
최소한의 모습이라도 보여주길
얼마전인가 충격적인 광고가 일간지면에 실렸다.
"의과대학에는 절대로 지원하지 마시오"라고 전국의 수험생 및 그 가족들에게 알리는
글이었다.
의과대학졸업후 수련과정을 거쳐 대부분의 경우 개원의로서 의료전달체계의 제일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데 국민개보험이후 지역사회내에서 계속된 위상추락을 절실히 느끼고
있던 차제에 지난 11월 15일 의약가 인하조치 이후 동네개원의들은 이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속에 놓이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사상초유의 협회장 불신임이 이루어지고
“선투쟁 후협상"의 구호를 내건 의권쟁취투쟁위원회(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가 출범되어
강경투쟁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모인 수만의 개원의들이 시위를 하는 개탄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현시점에서 의사들의 주장은 크게 보아 의약분업을 시행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이루어져야한다는 것과 수가체계를 개선하여 개원의들이 양심적인 진료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결국 이는 의료보험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결론 지어진다.
구미선진국보다 몇 배 이상의 환자수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된 사회적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쳐보자는 것이다.
병원의 경영개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소위 과잉진료를 궁극적으로 적정한 수가로
적정진료하는 의료환경을 만들어보자는 것에 다름아닌 것이다.
의사들의 이와 같은 주장을 기득권 지키기 정도로 여겼던 주요 일간지와 방송매체들도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을 중간자적 입장에서 보도하는 것에 대해 높은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보며 “환자없는 의사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국민과 의료인이 모두 다
편하고 서로 존중되어질 수 있는 제도의 개선이 하루 바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의사회의 현실 투쟁에 대해 치과계가 너무 관망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섞인
견해를 나타내는 치과개원의도 상당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현실적으로 의사회와 치과의사회의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고 의약분업으로
인한 실제적인 경영압박 정도에도 차이가 있어 일률적인 공동보조를 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같은 의료인으로서 어려울 때 서로 지원하는 최소한의 모습이라도 보여주어야 후일
또다른 상황이 닥쳤을 때 치과계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치과계도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여러 회원의 지혜를 모아 미리 대비하고
관련제도를 정비하는 일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