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공보의 ‘호국’하기 힘들다

2024.06.19 21:16:33

일반 사병과 급여 인상률 격차 ‘18배’ 역차별
복무기간 등 처우 제자리…공보의 기피 초래

호국보훈의 달 6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공훈을 기리고 현역 군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달이다. 하지만 정작 전국 치과의료소외지역에서 국민 구강건강을 수호하는 공중보건 치과의사들의 처우는 여전히 제자리를 답보해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욱이 치과 공보의는 일반 사병보다 처우 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여 부분에서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국방부는 오는 2025년까지 병장 월 급여를 150만 원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12만6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090%가 상승한 금액이다. 반면, 치과 공보의의 급여 인상률은 같은 기간 127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58% 인상에 그쳤다. 18배 이상의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급여뿐 아니라, 각종 수당 지급에서도 치과 공보의는 불합리함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의회(이하 대공치협)가 보건복지부와 간담회에서 밝힌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복무 중인 치과 공보의 10명 중 1명이 ‘출장비 등 기타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권인 ‘의식주’에서도 치과 공보의는 일반 사병 대비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앞선 설문에서 대공치협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치과 공보의의 약 23%는 관사를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중 26%는 관사 지원금조차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지원금을 받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는 비판도 불거진다. 현재 치과 공보의에게 주어지는 관사 지원금은 30만 원 수준. 이는 관사를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종합주택 평균 월세 가격은 약 76만4000원, 중위 월세 가격은 61만9000원이다. 지원금과 2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치과 공보의는 차액을 자비로 부담하는 실정이다.


처우뿐 아니라 일반 사병과의 복무 기간 차등 해소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난 45년간 육군 병사의 의무 복무 기간은 2년 9개월에서 1년 6개월로 15개월 단축됐다. 반면, 같은 기간 치과 공보의 복무 기간은 3년 1개월을 유지 중이다.


이처럼 치과 공보의 처우 개선이 장기간 이뤄지지 못하자, 기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신규 공중보건치과의사 배치 현황’을 살펴보면, 신규 편입 치과 공보의는 185명에 그쳤다. 올해 3년 차 복무 만료 치과 공보의 228명과 비교하면 약 18%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양성훈 대공치협 회장은 “‘덜 받고 더 길게’ 간다는 이유로 공보의 대신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는 치대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급 부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호국보훈할 수 있는 치과 공보의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윤호 기자 dbsgh9094@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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