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이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되는 등 정부의 공휴일 확대 기조에 개원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유급휴일 의무화도 정착된 만큼 쉬면 매출 손해, 열면 인건비 압박이라는 복잡한 경영 셈법이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가 지난 1월 29일 본회의를 열고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공휴일법 개정안’을 가결한 데 이어 정부는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률 개정안을 상정·의결했다.
실제로 지난 20여 년간 공휴일 정책은 축소에서 확대로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2000년대 정부는 주 5일제 정착을 명분으로 2006년 식목일, 2008년 제헌절을 잇달아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정반대다. 쉴 권리와 내수 진작이 화두가 되면서 사라졌던 공휴일이 부활하는 것은 물론, 주말과 겹치면 평일에 쉬게 해주는 대체공휴일 제도까지 겹겹이 쌓이고 있다.
가장 우려할 대목은 이번 제헌절 재지정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미 모든 공휴일의 대체공휴일화를 예고했다. 지난 2023년 1월, 인사혁신처는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 대체공휴일 미적용 대상인 공휴일에 대한 점진적인 적용 검토를 공식 발표했다.
올해부터 공휴일로 돌아온 제헌절 역시 대체공휴일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제헌절은 이미 대체휴일이 적용되고 있는 국경일과 형평성을 맞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당장 내년 제헌절부터 연쇄 휴무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개원가 입장에서는 매년 달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휴진 리스크를 확인해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지난 2022년부터 적용된 5인 이상 사업장의 관공서 공휴일, 대체 공휴일 유급휴무 의무화와 맞물려 치과 경영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과거처럼 연차로 대체하거나 유동적으로 운영하던 방식은 이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문을 닫을 경우, 임대료와 장비 리스료 등 고정비는 그대로 나가는 상태에서 하루치 매출은 0원이 된다. 그렇다고 진료를 강행하기도 쉽지 않다. 휴일 근로가 되면 건강보험 진료비에 가산이 붙지만, 비급여 비중이 높고 인건비가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치과 특성상 1.5배의 인건비 상승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하소연이다.
경기도의 한 개원의는 “직원들은 쉬는 날이 늘어 좋아하지만, 대체 인력을 구할 수도 없고 예약 환자 스케줄을 전부 조정해야 하는 등 행정 부담까지 겹친다”며 “수가는 제자리인데 정부의 공휴일 확대 기조까지 겹쳐 개원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