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2005.08.25 00:00:00

얼마전 한 할머니가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남들은 평생가도 보지도 못할 수십억원대의 재산가라고 합니다. 아마도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해결해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과연 어떻게 사는것이 행복하게 사는것일까요?


인간은 우선 본능에 이끌려 사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은 생각을 할 줄 아는 존재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람과 동물을 구별짓는 중요한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육체적 본능에만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인간이라 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바른 생각을 하고 그 생각에 따라 사는 사람이라면 바른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생각이 있기에 행복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사고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인간일 것입니다.


먹고 입고 사는 것, 이런 육체적인 생활이란 따지고 보면 어떤 사람이든 너 나 할 것 없이 대동소이 합니다. 차이가 나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입니다. 생각의 바탕에 인간됨의 가치 기준이 있다 하겠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 관심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목적이 설정됩니다. 이 목적이 가치관을 결정하고 세계관을 결정합니다.


인간의 기본 욕구와 성장에 관하여 메슬로라고 하는 발달심리학자가 발표한 이론이 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육체적인 욕구입니다. 그래서 먹는 음식이 문제가 되고 생리적인 욕구가 문제됩니다. 그런데 이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그 다음엔 안전의 욕구가 있습니다. 인간은 배고픔이 채워지면 고통과 공포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이런 욕구 다음에 오는 것이 소속의 욕구입니다. 친구가 있어야 하고 친구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떤 모임에 소속되기를 바라고 거기서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소외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소속의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자기 존중의 욕구, 자기실현의 욕구가 생깁니다. 그래서 항상 인간은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욕구는 더 나은 상태를 향해 나가게 되어있습니다. 결국에 사람의 행복이란 자기 존재를 계속 확인해나가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관심은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내 생각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그런데 사실 우리는 너무 쓸데없는 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어리석은 일에 마음을 쓰고 애를 태웁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생각해보니 모두 무심한 일이요 쓸데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뒤늦게 가슴을 치고 후회합니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아도 생명과 바꾸어도 후회할 것이 추호도 없는, 그만한 가치에 관심을 두고 살아야 할 것 입니다.


지혜롭지 못한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세월은 순간에 불과한데, 그 짧은 동안 즐기지 않고 언제 즐길 것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즐거움을 찾아 인생을 만끽해야 되지 노력한들 죽고 나면 모든게 끝인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는가? 아무리 남에게 피해를 주고 몹쓸 짓을 해도 죽고 나면 끝인데 뭘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지혜로운 이들은 의미있는 삶, 보람있는 삶을 추구합니다. 인간다운 삶 말입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영혼의 존재에 대해, 인간의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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