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인간의 욕망을 넘어서는 삶

2005.09.01 00:00:00


유명한 철학자 니체는 “인간으로 하여금 여기에 살게 하는 그리고 몸부림치면서 살게 하는, 인간의 생존을 붙들고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하나의 의지가 있다면 그것이 권력에 대한 의지" 라고 말했다. 이 권력에 대한 의지는 정치가들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권력으로 말미암은 갈등은 삶의 현장 어디에나 있다. 가정 안에서 부부의 갈등 그리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등 집단 안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대한 갈등이다. 아직도 소란스러운 이 세상 모든 삶의 현장 도처에서 우리는 바로 이 권력의 갈등을 확인할 수가 있다.


시지프스의 신화에 보면 한 사람이 권력의 정상을 향해서 끊임없이 돌을 굴려 올린다. 돌은 정상에 닿지 못하고 계속 내려온다. 그러나 도달 할 수 없는 정상을 향해서 계속해서 돌을 굴러 올리고 있는 시지프스의 이 처량한 모습은 바로 권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권력에 집착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권력이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이 권력으로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권력만 가지면 어떤 일이고 할 수가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명예욕을 지닌다. 그러나 이 명예도 반드시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물질의 추구가 인간을 영원하게 행복하게 할 수도 없고 구원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보다도 강력하고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돈을 벌려고 애를 쓰는가. 그러나 인생에는 돈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오히려 때때로 자주 물질에 대한 욕심이 행복의 큰 장애요소로 우리를 방해할 수가 있다. 물질은 그 자체로써 중립적인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인간이 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 자신을 지배하기 시작할 때 그때부터 돈은 나의 신이 되는 것이다. 물론 돈과 재물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때로는 사람도 죽이고 부자지간의 정도 끊어버리고 애틋한 인간관계도 파괴해버리니 말이다. 사람이 재물의 노예가 되어버린다면 참으로 불행해진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보이는 세계만이 우리의 세상이 아님을 알고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사람이다.


또한 인간이 극복하기 어려운 심성중에 하나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마음이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생각과 판단은 가장 바르다고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단죄하기까지 한다. 가정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다른 이의 단점을 자기마음대로 고치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의 어느곳에도 선과 악은 공존하고 있다. 사회에도 가정에도 내 마음속에도 항상 공존하고 있다. 우리의 판단과 결정이 얼마나 잘못되고 실수를 했는지는 우리 자신이 살아오면서 잘 경험하고 있다. 가족이나 형제가 못마땅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 있더라도 단죄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서 이해하고 용서하려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인생의 참된 행복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돈과 명예와 장수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인간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우리의 욕망을 넘어서야 한다. 인생의 길에서 가장 추구해야 하는 것은 사랑의 길이다. 사랑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하고 욕망을 넘어서는 사람의 올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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