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사랑의 속성

2007.04.05 00:00:00

영국의 한 방송사에서 공개적으로 퀴즈문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여러가지 답을 엽서로 보냈습니다. 어디까지 자동차룰 타고 어디까지 기차를 타고, 어디서부터는 버스를 탄다.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서 내려 택시를 탄다는 것과 아예 헬리콥터를 동원해 날아간다 등등….


그런데 1등 당첨된 것은 그런 답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는 긴 여행도 짧게 느껴지지만 낯선 사람과는 엘리베이터안의 수초간의 시간도 길게 느껴집니다. 사랑에도 상대성이론이 적용되는 모양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놓은 탈무드에 보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돌 입니다. 그러나 돌은 쇠에 찍힙니다. 쇠는 불에 녹습니다. 그 불은 물로 끌 수 있습니다. 물은 증발해 구름에 흡수당하고 맙니다. 구름은 바람에 못당하고 맙니다. 모든 것을 날려보내는 바람도 사람만은 날려보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고민으로 파괴됩니다. 염려에 먹히고 맙니다. 이런 걱정과 고민을 술로 달랩니다. 술은 힘이 있어 보이지만 잠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잠도 마침내 죽음을 이길 수 는 없습니다. 가장 강한 것은 죽음의 세력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삼키우는 그 죽음마저 잠재울 수 있는 것은 사랑입니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아가8:6)고 했고 “사랑안에는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요한일서 4장18절)고 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결혼하는 신혼부부에게 첫날밤을 보낼 호텔에 꼭 축전을 보내주곤 했습니다. 축전의 내용은 언제나 동일한 요한일서 4장18절 말씀입니다. 그런데 한 번은 우체국직원이 실수하는 바람에 요일4:18절에서 ‘일’자를 빠뜨리고 ‘요4:18’을 전달하고 말았습니다. 막 신혼여행지에 도착한 신랑, 신부는 먼저 와 있는 담임목사님의 축전에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와 기대되는 마음으로 얼른 호텔에 비치된 성경구절을 찾아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네가 남편이 다섯이 있었으나 지금 있는 자는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요4:18) 성경구절을 읽은 신부가 크게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사랑은 인생의 묘약과 같습니다. “약 모르고 오용말고 약 좋다고 남용말라.” 약 광고문처럼 우리시대는 사랑의 오염과 본질이 심각합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사랑의 속성은 무엇일까요? 어떤 것이 건강한 사랑의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신의 명저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에서 사랑을 정의하기를 사랑의 첫번째 속성은 관심(Concern)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의 반댓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랑이 많으면 관심이 많고 사랑이 적으면 관심이 적고, 사랑이 없으면 아예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사랑은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사랑의 두 번째 속성은 존중입니다. 고전 13장에 사랑은 오래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사랑의 세번째 속성은 책임(Responsibility)입니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인격을 ‘책임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책임을 질 줄 아는 것이 인격인 동시에 사랑하는 대상을 위한 배려입니다. 책임지지 않으면서도 사랑한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사랑의 네번째 속성은 이해(understand)입니다. 상대방의 입장 아래(under)로 내려서는 것(stand)입니다.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사랑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사랑의 마지막 속성은 주는 것(giving)입니다. 생명을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랑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주었습니다.
이제 곧 부활절이 다가옵니다. 내 속에 잠들었던 진정한 사랑의 잠들이 잠에서 깨어 되살아 나는 계절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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