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전천후 감사

2007.07.05 00:00:00

오래전에 한 신문사에서 도둑의 권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좌담회를 연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도둑방지 세미나’라고 할 수 있는데, 쟁쟁한 전력을 가진 그들의 발언중에서 이제는 상식이 돼버린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둑들은 집털이를 할 때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으면 의욕이 상실돼 대개의 경우 도둑질을 포기하지만 반대로 벗어놓은 신발들이 무질서하게 멋대로 널려 있는 집을 보면 마음놓고 도둑질을 한다는 것입니다. 서양속담에 감사하는 자의 마음에는 마귀가 씨를 뿌일 수 없다고 합니다. 말세의 특징 중 하나가 ‘감사치 아니하며’(딤후3:2)입니다.

 

1860년 9월, 미국의 미시간호수에서 유람선 한 척이 암초에 부딪쳐 침몰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배의 침몰과 함께 호수에 빠져 죽게 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대학 수영 선수였던 스펜서가 있는 힘을 다해 17명의 생명을 구출해 낸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사람들을 구한 그의 영웅적인 행동을 대서특필 했습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R.A.토레이 막사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집회를 하게 됐습니다. 토레이 박사는 설교 중, 오래 전 미시간 호수에서 있었던 배의 침몰사고를 이야기하면서 그 때 여러 사람을 구출했던 젊은 수영선수 스펜서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크게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 노인이 된 스펜서가 설교를 듣고 있었습니다. 토레이 박사는 설교가 끝난 뒤에 스펜서가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스펜서를 만난 토레이 박사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 당시 목숨을 구해 준 17명 중 몇 사람이나 감사를 표시 했습니까?” 스펜서가 가볍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꼭 한 사람이요. 그것도 어린 소녀 한 사람 밖에 없었습니다. 그 소녀는 지금까지 크리스마스때면 어김없이 저에게 감사 카드와 선물을 보내 오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이에게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쓸쓸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감사를 까맣게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감사에도 조건이 있고 수준이 있습니다. 1차원적인 감사는 조건부(if) 감사입니다. 만약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잘 되거나 더 많이 수유하게 되면 감사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항상 자신이 갖지 못한 것만을 불평하는 어린 아이 수준의 감사일 뿐입니다. 2차원적인 감사는 무엇을 받았기 때문에(Because), 받은 것 중의 일부를 드리는 감사입니다. 상대방과 비교하되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해 자신이 받은 것을 감사하는 단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는 3차원 감사입니다. 불행을 당해도 힘들고 어려워도, 일이 안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감사하는,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로 수용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이 3차원적인 감사의 소유자입니다.


‘노래는 부를 때까지 노래가 아니며 종은 울릴 때 까지 종이 아니고, 사랑은 표현 할 때까지 사랑이 아니며, 축복은 감사할 때까지 축복이 아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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