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출림 자세로 경인년 맞자

2010.01.14 00:00:00

맹호출림 자세로 경인년 맞자

 

황규선 치과의사·철학박사

 

6·25동난, 남북전쟁, 자유수호 전쟁, 민족상잔 등등 여러 가지로 불리는 전쟁 3년 33일! 해방 된지 5년 만에 터진 난리는 유사 이래 가장 처참한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한반도를 초토화 시켰다. 남북한 청년 수십만이 전사하고 전국의 각종 지상구조물이 거의 완파 되었다. 300만에 가까운 국민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1천만 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남쪽을 지원키 위해 참전한 미군 등 참전 16개국과 북쪽을 지원한 중공군 등 공산권의 희생자를 합치면 거의 1백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이 땅에서 산화 되었다.


이와 같은 집약적인 참상은 인류역사상 공전절후의 비극인 것이다. 6·25를 전후해서 경향에는 그 시대상을 잘 풍자한 요상스러운 고풍한시가 유행 했었다.

以北山川 蘇子風  이북산천 소자풍 북한에는 소련의 바람이 불고
以南草木 美人月 이남초목 미인월 남한에는 미국의 달빛이 비추이네
三千江山 古今同 삼천강산 고금동     삼천리강산은 예나 다름없건 만은
無主空山 占東西 무주공산 점동서 주인 없는 공산풍월은 동서로 갈리네

비록 속된 풍설이기는 하나 당시의 풍정을 잘 묘사한 것이 아닌가 한다.
평양에서는 이미 공산국가의 종주국인 소련의 충동질로 전쟁준비가 한창인데 남쪽에서는 애련히 비추이는 미국의 달빛에 연연하다가 모진 광풍에 시달림을 당한 것이 아니던가.
60년 전 庚寅年(경인년)을 돌아보면서 2010년 庚寅年을 맞아 댓귀(對句)를 달아 본다.

鬼神莫測 前庚寅 귀신막측 전경인  지난 경인년(1950)에 일어난 일이야 어찌 귀신인들 가늠했으랴
嗚呼南北 互角逐 오호남북 호각축 슬프다 남북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게 된 것을
若非友邦 援我民 약비우방 원아민 아마도 이웃나라의 도움이 없었다면
豈爲回寅 禮知國 기위회인 예지국 다시 맞이하는 이 경인년에 어찌 예의를 아는나라가 되였겠는가?

 

受恩不忘(수은불망)이다. 은혜를 입은 것은 잊어서는 안 된다.
6·25 당시 참전 우방의 도움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은혜를 갚을 줄 아는 것이 예의를 아는 것이요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우리 조국을 위해 渡來(도래)했던 이웃나라에 대하여 은의에 보답하는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반세기 후 세상은 많이 변하여 우리는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로 발전했다. 우리 동포가 지구촌 곳곳에 700만이상이 진출한 반면 세계각처의 민족이 이 땅에 와 있다. 결혼이민으로 입국한 외국인 며느리가 20만에 이르고 산업전선에 취업이민으로 1백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 근로자가 같이 살고 있다. 이는 한민족의 기세가 전 세계로 방사하는 반면 한반도를 구심점으로 지구촌의 정기가 쏠려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서 냉전의 유산이 아직 남아있는 유일한 분단국이면서 지구촌이 안고 있는 각종 갈등과 분쟁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곳이 한국이기도 하다. 위기(危機)라는 말은 위험과 기회가 같이 공존한다는 의미이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오는 것이다. 이념, 문화, 종교, 동서갈등, 다양한 문제들이 증폭된 우리 한반도가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好機(호기)를 맞아 들여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출하는 신호등 역할을 하여야 한다. 호기는 어떻게 맞이하는 것인가?


의식의 전환이다. 內自省(내자성)이고 內自訟(내자송)이다. 그리고 利他行을 하여야 한다.
우리 한국은 경제 중진국으로 도약한 반면 우리를 도왔던 이웃나라는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나라가 많다. 국민소득 2만 불을 구가하면서도 국민의 의식은 불만으로 가득 찬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스스로의 나라를 가장 불신하는 국민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아이러니가 용인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自省인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철저히 반성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內自訟(내자송)의 경지에 이르는 의식전환이 묘방이다. 약 없는 病은 없으며 정답 없는 문제도 없다.
사회의 온갖 병리 현상을 순리로 유도함에는 정치권의 혁신이 급선무이다. 믿음 있는 정부, 도덕성 있는 정치이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동일한 참정권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보편적 의식수준의 공약수가 정치에 반영되는 것이다.


국민 각자가 自省하고 利他行을 하는 국민운동에 동참하면 자연 사회질서는 순리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금년에는 각종 지방선거가 있다. 우리의 목전에 놓인 불만의 요소가 많이 있지만은 그래도 우리와 공존하는 사회임으로 小我를 버리고 의식개조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하겠다. 새로운 사회질서가 확립되어 내공이 쌓이면 자연히 국력이 신장되고 힘 있는 정부가 될 것이다. 응축된 국력은 민족통일의 기운을 싹틔우게 될 것이다.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猛虎出林(맹호출림)의 자세로 庚寅年을 맞이하자.
巨視的(거시적)인 世界觀으로 새해를 맞이하자.
報恩의 새해를 맞이하자.
新春元旦에  京鄕諸賢의 건승을 충심으로 기원 하나이다

황규선 치과의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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