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택 월요 시론] 애증의 이웃 일본

2011.05.09 00:00:00

월요 시론


허 택 <본지 집필위원>


애증의 이웃 일본


가깝고도 먼 나라. 이율배반적인 표현으로 인식되는,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왜 일본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가? 최근 한 달간 일본 근황을 보면 이율배반적으로 표현되는 이유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발생한 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나라가 우리나라였다. 연일 신문, TV, 방송 등 모든 매스컴이 3·11 동일본 대지진을 대서특필했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국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민간차원의 열화 같은 전국모금행사는 인지상정으로 느끼는 이웃으로서의 의무, 애정, 도리, 책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가깝다는 지리적 연유로 우리 생활의 생존과 직결되는 예민한 사건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여러 가지 피해상황이 매일 신문과 TV를 장식한다. 수산물 시장의 거래 격감, 방사능 피해, 관광객 감소 등 방사능 공포가 이웃나라 일이 아닌 직접 국내문제로 연관되는 것이다. 특히 필자가 거주하는 부산은 지리적으로 일본과 밀접해, 모든 분야에서 일본의 영향을 가장 처음 그리고 많이 받고 있다. 이것이 일본과 가깝다는 의미의 일상인 것이다.


이런 대재앙의 와중에 3월 30일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한 중학교 사회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18종 검정교과서 중 12종에서 독도의 왜곡된 역사를 기술한 것이다. 독도에 대한 교과서 문제는 가깝다는 우호적 관계에 냉기류를 일으키는, 멀다는 의미를 확연하게 노출시키는 사건인 것이다. 또한 방사능 유출에 대한 정부 간 상호정보교환이 왜 가장 가까이 인접한 이웃나라인 한국에 제일 먼저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이웃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본정부의 행정인 것이다. 가깝고도 멀다는 상호개념은 굴곡진 역사적 한일관계를 보면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일본인의 조상이 백제인이라는 유추, 큐슈지방에 산재된 백제유물, 조선통신사 왕래 등 가깝다는 역사적 사실(史實)이다. 멀다는 역사적 개념은 1592년 임진왜란에서 시작됐다. 이후 열도의 제국주의적 야욕에 의한 35년간 일제강점기가 우리민족에 깊은 역사적 상흔을 남겼다.


해방 후 양국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을 조인함으로써 멀고도 가까운 역사적 관계를 계속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민간 차원에서 한일관계의 치과계는 학술교류 및 자매결연 등 매우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 할 수 있다. 가깝고도 멀다는 것은 애증의 감정을 깊게 내포한 뉘앙스 있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애증은 무관심하면 발생되지 않는다. 즉 필연의 관계이기 때문에 애증이 반복적으로 유발되는 것이다. 양국은 필연의 역사를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상호 문화개방, 한일 역사 공동연구 위원회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일본 대지진,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멀다는 감정보다 가까워 하는 필연의 이웃임이 입증됐다. 특히 글로벌시대에 동북아는 일일생활권으로 좁아지면서 천재지변이든 인재든 자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깊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웃 간 선의의 경쟁은 상호발전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한일양국 간 가깝다는 필연의 인식하에 역사문제를 과감하게 해결해야한다. 공존의 문제에서 역사적으로 애증의 반복으로 점철하고 있다. 작금을 둘러 보건데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미움의 감정은 공존에 위협적이라는 것을 양국은 익히 알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애증관계를 유발시킨 일본이 보다 더 성의 있는 접근법으로 ‘멀다’는 인식을 종식시켜야 한다. 독도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나 일본에서도 딴청부릴 때가 아님을 이번 재앙을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서로 책임 있는 해결이 21세기 비전 있는 공존의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상호간 멀다는 표현을 뺀 채 보다 가까운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저절로 사용할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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