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임 월요 시론] 의료인의 성도덕 수준

2011.10.17 00:00:00

월요 시론
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의료인의 성도덕 수준


‘도가니’의 논란이 뜨겁다. 감히 상상하기도 싫은 부분이 많다. 아니 이성적으로 설마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교사로서, 경영인으로서 너무나도 ‘수준이하’다. 어떻게 불쌍한 아이들에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랬을까? 양심이 딱딱해져서 전혀 작동할 수 없는 수준으로 행동한 그들은 법의 힘을 돈으로 요리한 듯한 느낌이 든다.


성도덕의 수준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 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성도덕의 본질적 수준, 최소한의 수준은 있다. C.S.루이스는 기독교의 결혼규범은 ‘결혼해서 배우자에게 전적으로 충실하든지 아니면 독신으로 완전히 금욕하라’고 한다. 현대사회의 일반적 결혼윤리도 일부일처제를 법률로서 정하고 있다. 기독교와 같이 높은 성도덕의 원칙을 따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지라도 의료인이라면 사회보편적으로 최소로 지켜져야 하는 원칙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회가 혼탁하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 의사예비생들의 동창 성추행으로 인해 의료인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모네트워크치과의 대표가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이용한 성범죄로 인한 소송은 비록 외국일지라도 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전문경영인의 모습으로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떤 욕망은 허용하고, 어떤 욕망은 거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원칙’을 가진 사람이다. 이 본성을 제어하는 일에 어떤 ‘원칙’을 따르는가가 바로 그 사람의 인격을 결정한다. 성도덕에 있어서도 전문인에겐 높은 수준이 요구되고, 특히 인간의 육체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의료인의 경우에는 더욱 더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 아니 이를 기본으로 당연하게 지켜진다고 생각하고 의료인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에게도 조직의 권력을 개인적 성적욕구에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높은 기준의 양심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것은 개인적인 양심의 도덕수준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의 영역에서 결정된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영역에서 성도덕의 준수는 마음을 감찰하는 전능자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아주 높은 수준의 양심을 가지고 자신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인격자가 있을 수 있다. 이 양심의 수준을 가르치는 것이 도덕과 윤리이고,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에티켓이고 예의이다. 그리고 이 행동이 사회적 관계속에서 어떻게 규율되어야 하는지를 정하는 것이 법률이다. 법률보다 예의가 보다 높은 수준이고, 예의보다 양심의 수준이 보다 깊은 수준이며, 양심보다 신심이 보다 본질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각 수준들이 균형되어 지켜져야 하는데, 엇박자가 나게 되면 위선자가 되어 보다 심한 악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서 대여치에서 요구한 “다양한 상황에 맞춰 강력한 윤리의식과 보다 폭넓은 시각의 성폭력 안전장치를 갖춘 새로운 의료법 개정”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자율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치협차원의 성도덕과 규율제도도 정해야 할 것이다. 먼저 국민이 자기 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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