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균 월요 시론]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드리는 간곡한 당부

2011.11.28 00:00:00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드리는 간곡한 당부

  

최근에 미국의 포브스(Forbes)라는 잡지에서 미국인이 존경하는 직업을 조사했더니 그 으뜸이 단연 ‘소방관’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나라마다 크게 다르지 않는 듯하다. 국내의 어느 포털사이트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소방관이 사회복지사와 더불어 가장 존경스러운 직업으로 꼽혔다고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러한 직종이 존경을 받는 것은 이들이 희생적으로 사회의 공익에 헌신하고 있다고 국민이 믿기 때문이리라. 그러면 작금에 우리나라의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평판은 어떠한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생활인이 사회적 존경을 의식하며 이를 위해 생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소방관이나 사회복지사는 그저 자신의 생업에만 충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직업적 속성과 사명이 곧 사회적인 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에 이를 성실하게 감당했을 때 그에 대해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하물며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치과의사의 직업적 사명이 이에 미치지 못하겠는가. 하지만 작금의 치과계의 현실을 보면 과연 오늘의 치과의사에게 국민의 신뢰를 받을만한 여지나 남아 있는 것인지 실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요즈음 같아서는 치과의사인 필자조차도 어디다 신분을 밝히기 남부끄러우니 치과계를 지켜보는 국민의 질시야 오죽하겠는가. 좀 더 자조적으로 말하면, 이제 치과의사는 사회적 존경 운운하는 고상한 기대는 아예 접어야 할 듯하다. 그런데도 입시철만 되면 치과대학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려고 너도나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보면 치과의사가 비록 존경의 대상은 못 될지언정 그나마 먹고 사는 여건은 그래도 좀 나은 모양이니… 이 노릇을 어찌하랴!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현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영리의료법인에 대해 소신있게 앞장서 반대하고 있다. 필자는 이 같은 치협의 주도적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는 황폐화된 우리 치과계에 대한 뼈아픈 자성으로 출발해야겠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국부 창출이라는 미명으로 상업화로 치닫는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치과의사가 국민에게 보내는 책임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계의 상징이자 지도부이다. 부디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땅바닥으로 실추한 치과의사의 자존과 사회적 존경을 되살리는 데에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서 주길 바란다. 치협이 그 길이 무엇인지 살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공적 책임을 감당해 주길 바란다. 우리 주위에는 선량하고 존경스러운 치과의사가 많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며 헌신하고 있는 치과의사를 지원하며 이를 정책화하는 소임에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역할을 집중하길 바란다. 이것이 회원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가장 빠르고 옳은 길이다.    


돌이켜 보면, 치과계의 참담한 오늘은 교직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필자 같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몫이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PDF보기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