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 월요 시론] 선량(選良)의 시기

2012.03.12 00:00:00

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선량(選良)의 시기


선거철이다. 세상을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이다.


어떤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정치지망생들은 자신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기의 경쟁상대인 사람은 그런 개혁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흠을 찾아 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때로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몸을 혹사시키는 행동을 보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 사람이 당선이 되어, 이 세상은 큰 변화 없이 이어져 나간다.


사실, 목소리 큰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 온 적은 없었다. 오히려 어지럽히는 일들이 많았다. 세상의 변화는 소리 내지 않고 꾸준히 한가지 길을 걸어 온 사람들의 노력들이 쌓인 결실이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 전에 자신먼저 바꾸라는 금언을 한번쯤 마음에 두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을 실천하고자 계획도 세우고 실행에 옮겨보지만, 실제로 결실을 얻는 경우는 별로 없다. 소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의 계획이다.


자신이 배운 것이 자신의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몸에 배도록 갈고 닦아야 한다. 상식적인 말이다. 그것이 상식임에도 왜 실천이 되지 않고 있을까.


우리 몸의 세포는 3개월이 지나면 모두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고 한다. 그러므로 3개월이 지나면, 외모는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지만, 내용은 전부 새것으로 바뀌고 마는 것이다.


운동을 해 보면 그것을 깨닫게 된다. 3개월을 꾸준히 할 때, 몸이 변화한다는 것은 운동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육체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도 마찬가지다. 정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것을 수양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내가 아는 분들 가운데 출신은 대단하지 않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분이 한 분 있다. 고등학교시절까지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분이었지만, 혼자의 힘으로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것과 같은 자기훈련을 통해서 외국인보다 더 영어를 잘하시는 분이다. 한 번 그분의 집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왠만한 도서관보다 책이 많은 것 같았다.


또 다른 한 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는 지금 한참의 나이인 30대 후반이다. 그는 나에게 10년전 쯤, 그 동안 읽은 책이 적어도 2만권은 된다고 했다. 10년 전이었으니 그는 20대 후반이었다. 지금은 4만권 이상은 읽지 않았을까. 아마 작은 그가 읽은 책만으로도 작은 도서관은 족히 만들고도 남을 것 같다. 책도 몇 권 저술을 하였고, 그의 꿈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비전을 주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아직은 돈이 되지는 않는 일이지만, 청소년을 위한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며칠 전의 뉴스에서 대형 서점들이 심한 경영난에 빠져서 매장의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긴 IT의 시대이니 종이로 된 책을 읽는 사람보다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적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형서점이 경영난이 빠졌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책을 읽기 보다는 마시고 노는 것에 시간을 더 쓰는 것도 한가지 원인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들을 뽑아야 하는 시기. 참 중요한 시기이다. 어떠한 눈으로 사람들을 보아야 할까. 역시 자신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사람들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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