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섭 월요 시론] 런던 올림픽을 돌아보며

2012.08.27 00:00:00

월요시론
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런던 올림픽을 돌아보며


17일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런던 올림픽이 현지시간으로 12일 저녁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례없이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폭염에 밤잠을 설치며 외출조차 부담스러워 했던 온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대폭 낮춰주어 여름나기에 도움을 준 국가대표 선수들의 노고에 우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그리고 동메달 7개를 획득해 종합 5위의 성적을 올렸다. 혹자는 한국 특유의 엘리트 체육시스템과 군면제를 포함한 포상제를 등에 업고 만들어진 결과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땀과 노력과 도전으로 얻어낸 이들의 메달이 국민들에게 준 자부심과 그외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가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될 것이다.


한편으로 수영과 유도 그리고 펜싱 등에서 잇달아 터진 오심파동은 해당 선수 개개인들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심판들의 부족한 자질 외에도 국제사회 내의 정치와 힘의 논리가 스포츠 세계에도 실재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자국의 스포츠 지도자들이 나서서 힘 써주기를 바라는 네티즌들의 이중적인 잣대는 아이러니하다. 그러면서도 판정의 공정성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게임에 임하는 모든 이에게 동일한 룰이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라고 우리는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전제하에 승부의 결과는 인정을 받고 패자는 승자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올림픽은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올림픽 위원회는 공식 스폰서 업체 외에는 어떠한 광고도 허용하지 않았다. 철저히 상업적이었다. 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과학적이어야 했다. 단순히 열심히만 하면 성적이 나오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판정시비를 없애기 위해 비디오 판독과 전자장비를 도입한 태권도, 본고장 유럽을 이기기 위해 한발 더 움직이는 한국형 전략을 개발한 펜싱, 그리고 보는 이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세트제를 선택한 양궁을 통해 필자는 ‘혁신’과 ‘변화’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올림픽의 중심에는 선수들이 있었다. 약관의 나이에 사격에서 금메달을  딴 김장미 선수에게서는 신세대의 당돌함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유도의 금 메달리스트 송대남 선수를 통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혼을 보았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체조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를 통해 불가능은 없다는 경구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깜짝 스타’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도 어울리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그들을 우리가 이제야 발견했을 뿐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선수들과 이제는 은퇴를 예고하는 선수들 속에서 필자는 역도의 장미란 선수의 말이 기억에 아직도 선명하다. “역도는 정직한 운동이다. 훈련에서 들어 올렸던 중량 딱 그만큼 들었다.”


새로운 의료법이 8월 2일 시행됐다. 모든 의료인들에게 공정하고 엄정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정직하고 우직하게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의료인에게는 상이 갈 수 있도록 하고, 반칙을 일삼는 이들에게 옐로우카드나 레드카드를 꺼내드는 심판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의료는 참 정직한 게임이다”라는 믿음으로 사는 이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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