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균 월요 시론] 치의 새로운 미래상 위한 전략 구상하자

2012.09.03 00:00:00

월요시론
정원균<본지 집필위원>


치의 새로운 미래상 위한 전략 구상하자


얼마 전 서울시치과의사회 학술대회에서 반가운 동창을 만났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언행이 겸손하고 책임감이 남달라 늘 미더운 친구였다. 그날 이 친구와 마켓에서 음료수 한잔으로 나눈 대화는 지금껏 필자의 마음속에 짠하게 남아있다. 그 원장이 토로한 진심은 이랬다. “요즈음 같아서는 환자 대하기 괴로워. 환자가 치과의사를 아예 의심하려고만 들거든. 치과 경영의 어려움은 그나마 감수하고라도 이제는 최소한의 인격적인 자존심만이라도 지키고 싶은 심정이야.”


치계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분란과 위기의 시기가 또 있었을까? 치과의사가 국민의 불신과 질타를 받아 스스로를 절절히 아파하고 부끄러워한 적이 있었나 싶다.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내심 힘들어 하는 것은 환자의 따가운 불신과 의료인의 양심 사이에 끼어 자존감을 상실한 자신을 견디는 일이 아닐까….


최근 몇 년 사이 치계에는 불법네트워크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를 정점으로 그동안 가려져 있던 내부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 한계를 넘어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이 풍파로 인하여 자칫 치계 전체가 비윤리적인 집단으로 휩쓸러 가지 않을까 실로 걱정스럽다. 하지만 어느 전문가 집단이든 그 내부에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은 늘 있게 마련이며, 치계도 그 예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치부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스스로 드러내고 극복하려는 자정의 의지와 역량이다. 필자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현 집행부가 이러한 사태에 주도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그간의 용기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며, 그 노력이 치계의 삐뚤어진 어제와 오늘을 바로 잡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작 중대한 사안은 ‘내일’의 문제이다.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몇몇 치과의사의 윤리의식에만 그 책임이 있지 않다. 그 책임은 그동안 이를 길러내고 방임한 치계 전체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따라서 이러한 치계의 토양을 총체적으로 자성하고 조망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남아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현재의 사태를 수습하는 차원을 넘어 이제는 치과의사의 새로운 미래상을 세워가기 위한 장기적 전략을 긴 호흡으로 구상해야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중심이 되어 학계, 교육계, 치과의료기관 등의 치계 안팎의 모든 단위를 망라한 특임기구 등을 구성하여 그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기반으로 치계의 미래를 고심하고 준비해야 한다. 국민에게 비친 치과의사의 자화상을 진솔하게 경청하면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고쳐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내일의 바람직한 치과의사상이 무엇인지 이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개혁적인 전략과 방침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치위생계와 치기공계의 상생발전도 치계의 미래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이제는 치과의사만의 편협한 직업이기주의를 벗어나야 할 것이며, 이는 치위생계나 치기공계도 마찬가지이다. 부디 치계의 리더인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그 앞장을 서서 전체 치계가 공영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세워나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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