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공정한 사회 (?)

2013.08.05 00:00:00

월요시론


윤현중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구강외과 교수


공정한 사회 (?)


10년전 미국 Mayo Clinic에 연수를 2년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Mayo Clinic은 미국 내 1~2위를 다투는 병원입니다.


하루는 수술방에 들어 갔더니 그 동안 안 보이던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저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본인이 원래 이 수술방의 수간호사이고 교육을 마치고 복귀했다고 하며 본인의 한국과의 인연을 설명합니다. 전 그 말보다 왼쪽 가슴에 달려 있는 5~6개의 배지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 생각을 읽었는지 배지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이건 심폐소생술 자격증, 이건 중환자실 전문 간호사 등등 얼굴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합니다. 저를 툭 치며 이것들이 자신에게 pride도 주지만 그에 따라 봉급도 올라 간다고 씩 웃습니다. 이래서 선진국인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고 그 결과를 냉정히 평가해 이룬 자에게는 자존감을 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이득도 주는 사회.


공정한 사회란 이런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순수하게 노력한 만큼 대가를 나누어 주며 그 대가를 받는 이들에게 pride를 주는 사회.


요즈음 대한치과의사협회나 서울시치과의사회 산하 특위에서 향후 치과계를 위한 전문의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훌륭한 의견들이 교환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짧은 제 소견을 말씀 드려 보고자 합니다. 대전제는 정당한 노력에 대한 정당한 혜택입니다. 어떤 집단의 이득을 위해 개인의 노력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이 노력해도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개인도 노력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속한 사회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현재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는 본인의 전문과목에 대한 진료가 보장되어야 하며 본인의 전문과목만을 진료해야 합니다. 추가적인 진료과목 문제는 현재 국내 의료계에서 통용되는 방법을 택하면 됩니다. 치과만의 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면 되겠지만 이것이 일의 진행을 늦춰야하는 정당한 이유는 아니라고 봅니다.


둘째, 현재 전속지도전문의들을 포함한 전문의 과정 기 수련자로서 자격증을 얻지 못한 자들에게는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셋째, 기 수련자가 아닌 분들 중에 전문의 자격 취득의 의지가 있으신 분들을 위해 새로운 전문과목을 신설하여 철저한 교육과 시험을 거쳐 통과된 이들에게 자격을 줍니다. 미래의 치과의사들도 이 새로운 전문과목을 수련 받을 수 있도록 자격을 갖춘 수련기관의 수를 증가 시킵니다. 추가적인 진료과목의 선택은 이 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넷째, 전문의 자격 유지는 철저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의해 관리합니다.


다섯째, 진료영역 구분은 학회 등 전문가들에게 맡깁니다.


전문의와 비전문의의 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시장성의 원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전문의의 수가 많다고 실패한 집단이 아닙니다. 반대로 전문의 수가 적다고 하여 성공한 집단도 아닙니다. 그 과정을 얼마나 공정하게 집행하는가? 노력한 사람들이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해 얼마나 쿨하게 인정하는가? 본인이 늦게 마음이 바뀌었을 때 노력할 수 있는 길이 여전히 열려 있는가? 등이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고 봅니다. 내가 가기 싫은 길이니 타인도 못가게 한다면 바른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어려운 길일수록 단순함이 해답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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