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찬 선비와 같은 리더를 기대하면서

2014.01.24 18:19:11

월요시론

해년은 음력으로 따지고, 구정이 지났으니, 이제 진정한 갑오년이 시작된 것이다. 갑오이니 ‘청마’의 해, 즉 푸른 말의 해이다. 몇 해 전부터 해년에 지지 색을 붙여 부르기 시작하였다. 작년은 계사년이어서 흑사, 검은 뱀해라고 하였고 내년은 을미년이니 청양, 푸른 양의 해가 되고 그 다음해는 병신이니 적신, 붉은 원숭이의 해가 된다.

새해가 청마의 해이듯 우리 치과계도 청마의 순수한 기백이 넘쳐, 해결해야 할 일들의 본질을 바로 파악하고 과감히 행동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치협 등 많은 치과계 조직들이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거나 임명하는 해이고 치과계 주변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자기 수양과 함께 바르게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겸비하신 분들로 새 집행부들을 구성하는 일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두고 볼 때, 선대에서 냉철한 판단, 행동하는 용기를 갖추면서 항시 자신의 수양에 매진하셨던 분으로 조선시대 유학의 거두인 남명 조식 선생의 삶에 대한 자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남명 조식 선생은 퇴계 이황 선생과 함께 조선 중기 영남좌도 영남우도를 대표했던 유학자로서, 자신이 흐트러질 때마다 정신 수양을 위해서 평소 두 가지를 물건을 품에 지니고 다니셨다고 한다. 먼저, 깨달을 성 자가 두 개나 들어가는 성성자(星星子)라는 방울이다. 이 방울은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는데 그때마다 마음을 가다듬으셨다. 또 하나는 경의검(敬義檢)이라는 단검이다. 방울소리로도 마음을 가다듬지 못했을 때 그 자리에서 단숨에 자신을 물리치기 위해서 칼을 차고 다니셨던 것이다. 이 단검에는’내명자경 외단자의 內明者敬 外斷者義’라고 새겨져 있었는데, ‘안으로 나를 깨우치는 것은 경이고, 바깥으로는 결단있게 행동하는 것이 의’이라는 뜻이다.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은 남명 선생은 해결해야할 문제에 소신이 서면 왕에게 조차도 ‘그러면 되겠습니까, 말이나 됩니까’라고 직언을 하였다. 당시 임금이었던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와 척신들의 횡포에는 사형이나 귀양을 무릎서고도 공개적으로 비판하였으며, 향리들의 폐해를 고하는 것에도 서슴치 않았다. 훗날 임진왜란 시, 남명 선생의 가르침을 받은 문하에서는 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병장들이 배출되어 나라 구하는 일에 앞장섰다고 한다.

명종이나 문정왕후에 까지 불편한 직언이 계속되니, 명종은 남명을 심히 괘씸하게 여겼으나 세간의 평이 너무 좋아 벌을 줄 수 없었다고 한다. 남명은 사후 대사간에 추증되었고 영의정에 증직되었다.

지난 3년간 나무랄 데 없이 치과계의 발전을 위해 봉사해주신 현 집행부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청마의 해를 맞이하여 고귀한 인품과 함께 행동하는 용기를 가진 분들을 통해서 우리 치과계가 드높이 비상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윤정아 대여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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