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경쟁과 위협적인 경쟁

2014.04.15 16:00:40

월요시론

스스로를 거북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애살이 없다고 생각하는 저는 경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종 경쟁을 즐기기도 합니다. 대화와 같이 주고 받는 경쟁이라면 즐거운 경쟁입니다.

음악의 대위법이나 시의 댓구법처럼 서로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것으로 조금씩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경쟁은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반드시 이겨야만 살아남는 경쟁이라면 생각보다 심각해집니다. 저는 도망치는 마음으로 이런 경쟁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누군가 상처를 입을 것이 오히려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를 보호하기위함이기도합니다.

대학을 준비할 때에는 점수를 더 좋게 받는 것으로 선택과목을 고르지 않았고 시험준비또한 시험을 위해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체력이 약하고 집중력이 아주 약해서 금세 엉뚱한 것을 생각하는 한심한 자신을 보면서 확실히 깨닫는데 많은 시간과 애를 써야한다는 것을 알게되고서는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가장 작은 지식으로 많은 것을 포함하도록 하나하나 공통점이 있는 것을 통합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을 줄여나갔습니다.

머리 속을 비워두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생각하는 길을 틔워가다보니 운이 좋게도 치과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이 전혀없는 치과방사선학을 전공했고 따로 학위도 욕심을 내지 않아서 별다른 학위도 없고 진료에서는 돈을 버는 것보다 환자의 입장에서 안전하고 투자해서 얻어지는 효과가 큰 것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부잣집 아들이지만 아직 30평 남짓의 전세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전 전세집에서 17년을 살았습니다. 이제 2년째에 이사를 해야합니다.

얼마 전에 온 환자는 상하악 양측에 임플란트가 필요한 환자입니다.상악우측은 0.5mm의 극히 얇은 치조골을 가진 곳입니다. 저도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부분입니다.

4부위중 어떤 부위를 해도 상관이 없지만 저는 이곳을 가장 먼저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부위를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는 모습은 제가 살아있는 이유입니다.

누가 더 잘 하는가보다 내가 가장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게하자 멀리있는 후배님께서 조언과 자신이 개발한 기구를 보내주셨습니다.

너무 얇은 뼈가 남아있어서 치유기간중에 임플란트가 상악동으로 들어가서 곤란을 겪을 수 있고 이로 인해서 부스러지고 구멍이 나면 이후 치료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아무런 결과도 못얻고 환자분께 죄지은 마음으로 더 훌륭한 임상가에게 부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귀찮고 힘든 일도 즐거운 경쟁이라면 전혀 수고가 아닙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회장 선거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선거가 모두의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모두가 훌륭하신 분으로 존경받는 선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권의 훌륭하신 분들이 선거를 통해서 걸레처럼 처참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위협적인 경쟁에 익숙해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의 약점은 먼저 보듬어 안고 허물을 가려줄줄 아는 훌륭한 어른이신 분이 치과의사협회의 회장님이 되시어 좋은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성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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