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을 지킬 것인가?

2014.05.27 13:22:31

월요시론

올해 나이 46세, 온실의 보호속에서 살아온 시간들을 생각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험난한 파도를 넘었다면 저는 시냇물이나 작은 강을 건넌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과정중에 파도를 넘는 큰 바다대신 시내나 작은 강을 건너는 것으로 끝이난 것에는 직업적으로 치과의사라는 것을 선택한 덕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넉넉한 부모님의 보살핌이 오랜시간 지속되어서 비교적 쉬운 난관만을 선택했습니다.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스스로 앞서나가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자중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나아가서 같은 동료들이 저를 추월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내 걸음을 늦추고 나를 보고 조금 쉴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의미를 수없이 생각해보지만 지혜도 부족하고 혜안은 더더욱 없습니다.
처음 치과의사가 되어서는 기본적인 치료도 잘못했거니와 예후를 잘 몰라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성공한 경험도 적었고 실패한 경험도 적어서 교과서의 이야기를 나의 상황으로 끌어오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그 때 꿈이 틀니를 못 만드는 의사였습니다. 잘 치료해서 틀니를 만드는 곳까지 가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분께서 틀니를 껴야할 상황에서 내원하셨고 저는 당황했습니다. 또한 이미 틀니를 끼고 계신 분도 있었습니다.

실력없는 젊은 의사가 이닦는 이야기를 하면 그 분들은 지금 아픈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원했습니다.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한 공부는 했지만 경험이 적어서 대답을 못해주었고 일부는 떠났고 저는 많은 부분을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이닦는 이야기는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와닿지 않았고 치과의사로서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 힘든 길을 걸어야했습니다. 실력도 없고 말도 잘 못하는 치과의사는 이닦는 습관을 어떻게 잘 가져가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전쟁터에 총이나 창이나 방패없이 뛰어든 엉뚱한 놈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엉뚱한 길을 들어선 10년이 지나고 11년이 지나서야 겨우 개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좋은 원장선생님들을 만나서 여러 가지들을 배웠습니다. 그도중에 2번의 해고가 있었습니다. 실력이 모자란 사람이 겪고 지나가야할 것입니다. 나머지는 모자란 부분을 참아주신 것입니다.
저는 조금씩 아주 천천히 치과의사가 되었고, 사람을 만나는 방법을 몰라서 혼자 지내는 모습을 보신 원장선생님께서 사람을 만나는 방법을 자신의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하면 환자분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길목을 지키고 기다리는 법도 알게되었습니다. 지금은 거부하지만 좀 더 힘들어지면 저의 말을 따라오는 요상한 길목입니다. 견디다 못해서 그들은 저를 찾아오는데 치료의 과정은 저도 힘들지만 환자도 힘듭니다.

그때는 참 신기하게도 말을 들어주시고 따라 주셨습니다.
이런 길목에서 기다리면 경제적으로 윤택해진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도 조금 피할 길을 주면 환자분은 제가 제시한 길로 따라 오시지 않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아주 어려울 때에는 쉽게 동의 하는 일도 조금 상황이 좋아지면 마음이 바뀌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래도 길목을 지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넓은 길에서 즐겁게 서로 대하고 싶지만 저도 모르게 길목을 지키는 자신을 봅니다.

‘그래도 길목을 지키킬 것인가?’는 저와 저를 만나는 사람들 사이의 숙제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성수 희망을주는치과의원 원장

김성수 원장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