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판 악마를 보았다’

2014.08.22 11:57:16

월요시론

무더운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TV나 영화관에서 ‘납량특집극’이나 ‘공포영화’들이 등장한다. 지난 2010년 8월에도 이병헌, 최민식이 주연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상영됐었다. 이 영화에서 최민식은 피도 눈물도 자비심도 없는 철저한 악마적 연쇄살인마 ‘경철’로 분해 여자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살해한 후 토막 내 시체를 유기해 증거를 인멸하는 주도 면밀한 살인마로 나온다.

이병헌이 분한 ‘대훈’은 뛰어난 실력과 능력을 자랑하는 국정원 요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약혼녀 ‘주연’이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잔인하게 토막살해 당하자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분노로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다짐하고 ‘악마’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국내는 물론 전세게 국제 영화제에서 수 많은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기도 했다.

 ‘악마를 보았다’의 개봉은 8월이었다. 그리고 2014년 8월 마치 ‘악마를 보았다’의 ‘경철’이 환생한 듯한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을 소름돋게 할 뿐 아니라 분노케 하고 있다.

육군 28사단에서는 윤 모 일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잔혹한 가혹행위와 폭행을 당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두들겨 맞다 견디지 못해 “살려달라” 사정하는 윤 일병을 35일동안 지속적으로 구타했다. 사망하기 까지 하루에 90회를 폭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또 무릎이 부어서 형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신기하다고 때리거나 잠도 재우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두 세시간 동안 기마 자세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들의 악마적이자 살인행위는 링거를 맞추고 다시 때렸다는 것이다. 온 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두들겨 맞아 오줌을 싸면서 넘어지는 병사를 다시 구타한 것은 인간의 잔혹성이 어디까지인지 물음표를 던질 정도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개 흉내를 내게 해 바닥에 뱉은 가래침을 핥아 먹게도 했다. 선임들은 또 얼굴과 허벅지 멍을 지우기 위해 연고제 안티푸라민을 처방해 윤 일병의 성기에 까지 바르는 등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반인륜적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재판이 열린 재판정에서 폭행 주범인 이 병장은 죄의식이나 반성의 표정이 없이 무표정으로 꼿꼿이 앉아 있어 사람(?)임을 의심케 하기도 했다.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을 때 김해에서는 여고생 윤 양 살인사건의 전모가 밝혀져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10대 소녀가 포함된 가해자들이 윤 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두들겨 맞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니 물을 달라는 윤 양에게 끓는 물을 몸에 붓는 것은 물론, 냉면 그릇에 소주 2병을 부어 윤 양에게 마시게 한 후 토하면 다시 핥아 먹게 하는 등 잔혹한 학대를 한 후 결국 때려서 살해했다. 특히 윤 양이 사망하자 이들은 시신을 알아볼 수 없도록 얼굴에 불을 지른 뒤 야산에 암매장 하는 악마의 모습을 보였다.

윤 일병과 여고생 윤 양을 때려 숨지게 한 이들의 모습은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피도 눈물도 자비심도 없는 악마 ‘경철’과 오버랩 된다. 필자의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이들 가해자들은 모두 10~20대다. 윤 병장을 매일 두들겨 팬 이 병장등 선임 병사들도 윤 일병과 나이가 비슷한 20대 였으며 윤 양을 때리고 가혹행위를 한 애들은 겨우 중학생들이었다.

점점 잔혹해지는 10~20대들의 인명경시와 폭행실태를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된다. 가정에서 1차적으로 보살핌과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학교에 들어가고 학교에서도 이러한 학생들을 세심하게 살피고 도와주지 못하면서 성장기에 이미 타인을 적으로 생각하는 광기를 내재하게 되고 이러한 불안한 정서가 공격적인 태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10~20대들의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잔혹한 반 인륜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가정과 학교, 사회와 국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근본 처방 없는 ‘반창고 식 대응’으로 넘어가서는 안된다. 7·30 재보선에서 국민들은 새누리당에 대해 힘을 실어줬다. 세월호 이후 대한민국에 만연해 있는 부패구조와 안전불감증, 책임의식 부재 등을 타파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국가개혁’에 힘을 보탠 것이다. 국민들의 지엄한 명령을 정치권은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더 이상 이러한 악마적 폭력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찬일 동산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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