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2.0’

2014.09.16 14:00:26

월요시론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건강 문제에 관련된 지식과 의료 기관의 선택에 필요한 정보의 수집을 위하여 인터넷의 사용이 보편화 된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며,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의 의료 정보 유통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에서의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과거 정보 불균형 시대를 지나, 환자 스스로가 상당한 수준의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의료인을 찾는 정보 대칭성의 시대를 초월하여,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환자’가 의료 전달 방식의 양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사회안전망의 구축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서 완전한 의료보장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료에 관련되는 인적 물적 자원은 이제 공공재로서 인식되며, 국민들은 기본적 권리로서 건강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필연적으로 부상한 ‘헬스 2.0’ 이란 환자, 의사, 의료공급자, 제3자 지불기구 등 보건의료에 관련된 구성 요소 모두가 의료의 안전성, 효율성, 그리고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질병의 치료에 소요되는 의료의 전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익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하여 의료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보건에 관련된 여러 이해당사자 간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일상 통용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의료 체계 관련자들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테크놀로지에 초점을 둔다. 이와 더불어 의료소비자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를 이용하여 건강 관련 데이터와 정보를 자신의 질병 경험과 결합시킴으로써 스스로 의료 체계에서 직접적이고도 능동적인 파트너로 부상하였다.

‘헬스커뮤니케이션’이란 건강에 관련된 개인, 가족, 공동체의 행동변화와 사회적, 정책적 차원의 행동변화를 유발시키기 위한 의사소통활동을 의미하며, 단순한 건강정보의 전달 활동을 초월하여 건강영역과 건강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건강증진이라는 실제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정의철, 2008). 또한 의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경청과 공감 형성을 위한 소극적 ‘의료커뮤니케이션’ 차원을 넘어서서 환자와 그 가족 또는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건강 정보를 의료인의 관점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유통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미국에서의 상업적 의료정보 홍수 속에서 국민들에게 정확한 의료정보를 전달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메드라인플러스(medlineplus)’, 유럽의 환자 입장에서 어떻게 의료를 소비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헬스토크온라인(healthtalkonline)’이라는 웹사이트가 대표적인 국가 혹은 민간 주도의 헬스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시행된 연구프로젝트가 ‘질병체험이야기’라는 모습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현재는 당뇨병을 비롯한 5개의 질병군에서 환자의 체험을 중심으로 과거 의학적 관점에서 제공되던 의료 정보와는 완전히 달리, 실제로 환자와 그 가족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경험적,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헬스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은 ‘헬스 2.0’으로 촉발된 사회적 요구와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여겨진다. 많은 임상가들의 환자의 치과 의료 수요 양상과 요구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한다. ‘헬스 2,0’ 움직임은 이미 우리 치과계의 의료 소비 형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치협이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정책개발연구와 더불어, 환자와 그 가족의 관점에서 환자 중심의 건전하고 절실한 정보를 생산 제공하기 위한 기계적 장치(하드웨어)와 콘텐츠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인내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과잉의 상업성 광고로부터 국민에게 필요한 건전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이 최적의 의료를 소비할 수 있도록 우리 치과의사 공동체가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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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경희대치전원 교수

박영국 경희대치전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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