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기자재 사기’ 또 터졌다

2015.10.30 16:48:37

환불 입금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잠적…업자가 치의인양 글 올리고 돈 챙기기도

치과의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치과기자재를 판매한다면서 돈을 챙기고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 행각을 벌이는 일부 업체들이 말썽을 부리고 있다.

비슷한 수법으로 당한 치과의사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고, 해당 업체는 인정에 호소하다가 연락을 받지 않는 식으로 응대해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액의 피해를 본 일부 원장들은 법적 절차를 준비하고 있어 사건의 처리에도 개원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 만만하면 꿀꺽, 난리치면 환불?

A원장은 지난 9월 말 경 치과의사 커뮤니티에서 핸드피스 제품을 판다는 글을 보고 구매를 결정, 글을 올린 B원장의 아이디로 쪽지를 보냈다. B원장이 가르쳐 준 연락처로 연락을 취하자 업체가 연결이 됐다. A원장은 이상한 감을 느꼈지만, 같은 치과의사가 연결해 준 업체라 믿고 6개 가격인 275만원을 해당 업자에게 송금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물건에 문제가 생겨 환불을 해주겠다고 하더니 환불 입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연락이 두절된 것이다. A원장은 “5번 정도 기회를 줬는데, 결국은 이런 결과가 생겼다”며 “원장님 소개라 아무런 의심 없이 거래를 했는데 이렇게 돼 마음이 괴롭고 힘들다”고 밝혔다. 글을 올린 사람도 알고 보니 B원장이 아닌 해당 업자였다.

C원장의 사례도 거의 유사하다. 추석 전에 핸드피스를 사기로 하고, 돈을 보냈더니 물건에 문제가 생겼다며 환불을 해주겠다고 답변이 왔다. 환불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독촉 전화를 했더니 자신이 투자사기를 당했는데 꼭 갚겠다고 읍소했다는 것이다. 결국 환불은 받지 못했고, 연락 역시 두절됐다.

D원장은 이에 대해 “이 사람한테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치과의사는 아니고 업자인데, 나 역시 돈을 보내고 환불을 받지 못할 뻔했는데, 난리를 쳐서 결국 받아냈다”며 “만만해보이면 꿀꺽하고 강하게 지속적으로 항의하면 돌려주는 상습범”이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 업자는 중고체어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 사장으로, 경영이 악화돼 채무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비슷한 영업을 계속해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

이런 피해는 인터넷 상에서의 문제를 넘어 계약서를 쓰고 거래하는 상황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E원장은 작년 모 업체에 2000만원을 선입금하고 할증할인 조건으로 치과재료 패키지를 구매했다. 그런데 중간에 치과를 폐업하게 됐고, 잔여분 약 1500여 만원의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답이 계속 미뤄지는 등 10개월 동안 한 푼도 반환 받지 못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1700여 만원을 회수 받지 못한 F원장은 지금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 신속한 법적 절차 도움 돼

치협 고충처리위원회 측은 “사실 처음부터 사기를 노리고 돈을 챙긴다기보다는 경영의 악화로 말미암아 환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소송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업체 측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러나 문제는 앞서 지적했듯, 물건을 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영업을 이어 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업체는 인천 지역에서 중고 기기 거래 등으로 사세를 키워오다 경영이 갑자기 악화돼 친분이 있던 원장에게 “100만 원을 꿔달라”는 식으로 읍소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에 언급한 E원장의 경우는 고충위가 중재해 잘 해결된 사례다. 고충위는 양자와 지속적으로 접촉해 남은 금액을 분납해 반환하기로 하고, 연체될 경우 연체이자는 10%로 합의를 봤다. 업체 측도 성의를 보이고 있다.

고충위 측은 “사실 처음부터 사기를 인지하고 거래를 하는 경우는 없다”며 “다만 거래 단계에서 계약서나 거래명세서 등 필수적인 문서를 챙기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법적절차를 밟는 게 후일을 위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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