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비급여 진료비 비교”…의료계 부글부글

2015.11.06 17:13:27

치협 “재료 다양한 치과 특성 무시, 혼란 가중”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버스광고 등을 통해 국민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 비교 ‧ 확인’하라고 광고하는 데 대해 의료계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이 의료기관 간의 불신을 조장하고, 시장경제에도 위배된다는 논리다. 일부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최근 “한국 의료비의 비급여 비중이 높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일련의 흐름들이 정부가 비급여 수가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저수가 구조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폐업률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비급여 항목에 대한 규제는 의료비 부담을 의료기관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중이 매우 높고, 비급여 항목이 다수인 치과계 역시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비급여 수가 비교” 버젓이 광고
최근 한 개원의는 버스에 나붙은 한 광고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버스 광고에는 “이 분은 비급여 진료비 비교하고 마음 편히 병원 가는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실제로 심평원 사이트에 접속하면, 메인화면에 비급여 진료비 확인 아이콘이 있고, 이를 통해 인터넷이나 우편, 방문 등으로 비급여 진료비를 확인해 준다고 말하고 있다.

의협을 중심으로 한 메디컬계는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협 측은 “비급여 진료비 관련 모든 사항에 대한 심평원 개입을 중단하고, 이를 시장원리에 맡겨라”라고 논평을 내 비판했다. 심평원의 이 같은 비급여 수가 비교 유도는 건강보험법에서 정하고 있는 심평원의 업무 범위에서도 벗어난다는 게 의협의 지적.

의협 측은 “비급여 사항은 정부가 통제하는 영역이 아닌 시장의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가를 결정하는 구조로 맡겨야 한다”며 “단순히 비급여 수가 비교만을 강조함으로써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궤를 같이해 최근 기획재정부 측에서도 한국의 의료비 중 비급여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건보재정 흑자를 이유로 국고 지원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의료제도발전 특위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동훈 원장은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가뜩이나 낮은 의료수가로 버티고 있는 의료계를 더욱 부실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오히려 적절하게 재원을 더 투입, OECD와 비교해 처지고 있는 의료비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치협 역시 이런 심평원의 조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비쳤다. 치협 보험위원회 측은 최근 보건복지부 측에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지침에 대한 협회의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보험위원회 측은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심평원은 기본적으로 급여 항목에 대한 심사 및 평가에 대해 전담하는 기구지 비급여 항목에 대해 관여하는 기구가 아니고, 치과의 경우 재료가 매우 다양한 특성이 있는데, 이것을 일률적인 기준에 우겨넣는 다는 것은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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