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성찰로 성숙된 치과계 만들기

2016.07.08 16:19:19

기자수첩

여성 최초 지부장으로 당선돼 주목을 받았던 정 진 경기지부 회장이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임기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 회장이 회무를 맡고 있는 동안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철회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부회장 2명, 이사 5명이 마찰로 중도에 사퇴한 데 이어 최근 치협 윤리위원회에 불명예스러운 일로 논의 대상에 오르기까지 했다.

또한 지난 3월 26일 정기총회에서 결정된 대의원 배정 문제를 지적하며 경기지부 회무 보이콧을 선언한 파주와 김포분회가 정 회장의 사과와 지부차원에서 개선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회무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희일 파주회장과 박주진 김포회장은 지난 7일 일산에 있는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기지부의 치협 대의원에 배정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경기지부 총회에서 치협 대의원수 배정을 등록회원수가 아니라 회비 납부자수에 따라 배정키로한 결정은 존중하지만 곧바로 대의원 사퇴서를 받아내고 대의원 배정과 관련한 공개질의에 대한 경기지부의 회신에서도 개선방향은 제시하지 않고 당사자들끼리 공개토의를 제안하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성토하면서 정 회장의 회무 스타일을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의원 배정의 문제보다 지난해 11월 28일 경기지부 당구대회에서 발생했던 휴대폰 도난사건에 대한 입장발표에 기자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5월 중순 경기지부 법제담당부회장 겸 회원고충처리위원장이었던 김재성 부회장이 이 사안을 치협 윤리위원회에 다뤄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현장에서 당사자들의 대화를 지켜봤던 이들이 다수였고 당구장에 설치된 CCTV를 지켜본 이들도 5~6명이나 됐던 상황임에도 이후 사건수습을 위한 당사자간의 어떠한 만남이나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음모론을 제기하고 누구와의 연루설이 떠돌면서 사건의 본질과 팩트는 묻혀가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지부는 지난 6일 ‘GAMEX 2016’은 정 진 대회장 체제로 운영된다며 인터뷰를 비롯한 모든 사항은 대회장이 관장하니 업무에 참고해 달라는 메일을 기자들에게 보내 휴대폰 도난 사건을 치협에 제기한 김재성 조직위원장에 대한 경고차원의 조치라는 해석을 낳게 했다.

어느 조직의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높은 도덕성이 필요하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인정한 뒤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과 소통이 요구된다. 이날 2명의 분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누구를 인신공격하고 끌어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전문가 조직답게 제대로된 원칙과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잘못된 것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며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인정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개선시켜 나가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면서 이들 분회장은 자신들도 반성하고 치과계가 자성하는 성찰의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최근 치대생들의 케이스 서명 위조사건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치과의사 윤리문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잘못된 점을 쉬쉬하며 덮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잘못과 실수는 인정하되 똑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성찰과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이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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