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실패 40%? 받아쓰기 언론에 치과 피멍든다

2017.04.07 15:01:16

방송사 “임플란트 시술중단 40%” 보도
전문가 “검증 없이 통계상 오류 범해”


검증을 소홀히 한 채 일방적으로 생산하는 ‘받아쓰기 기사’에 치과계 전체가 피멍이 드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발 기사가 치과계를 뒤흔들었다. “임플란트 부작용 속출, 40%는 시술 중단” 제하의 내용으로 보도된 기사를 멘트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적용으로 임플란트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지만, 부작용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0명 가운데 4명은 임플란트 시술을 중단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신경이 손상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서 특히 고령자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70대 환자의 10년 전 식립한 임플란트 4개의 부작용과 50대 남성의 신경손상 부작용 사례였다. 한 환자는 인터뷰에서 “음식물이 다 흘렀는데 턱에서는 모르는 거고 목에서 느껴서 아는 거예요”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 3년 간 고작 35건 중단을 ‘확대재생산’

일단 임플란트 전문가들은 치과의사 개개인의 임플란트 시술 능력과 환자의 신체적 편차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해당 보도는 제한된 자료를 일반화해 치과계 전체를 매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부작용과 시술중단 40%라는 키워드를 엮어 시술의 실패율이 40%에 이른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은 흔히 통계상의 오류로 지목되는 ‘선택편향’에 가까워 정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플란트 관련 강연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한 원장은 “이 기사가 원자료로 받아 쓴 소비자원의 통계자료는 극소수의 피해사례 중에서 추출한 것으로 전체 대표성을 가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고 보인다”고 비판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일 배포한 ‘치과 임플란트 분쟁, 10건 중 4건은 부작용으로 시술 중단’이라는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접수된 임플란트 관련 분쟁 사건 96건을 대상으로 이런 결과를 추출했다.

더 구체적으로, 이 중 임플란트 부작용이 발생해서 접수된 88건 중 분쟁으로 치료가 중단된 건은 35건(39.8%)으로 집계됐다. 결국 35건의 중단사례라는 통계가 확대재생산 돼 임플란트 시술중단(혹은 실패) 40%라는 기사로 둔갑한 셈이다. 참고로 현재 전국에는 약 1만6600개의 치과의원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해당 기사에서 “특히 고령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 대목도 논란의 여지가 크다. 실제 최근 발표되는 연구들은 꾸준하게 “임플란트 시술의 성공률과 연령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김남윤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 학술이사는 “고령자의 경우 자연치를 대체하는 임플란트의 성공률이 젊은이들과 비교하여 결코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치과의사 입장에서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성공률이 더 높기도 하다. 일부 치과에서 무분별하게 치료가 되는 것이 실패로 이어질 뿐”이라고 밝혔다.

정의원 연세치대 교수(치주과학교실)가 지난해 65~89세 노인 임플란트 환자 346명(임플란트 개수 902개)을 대상으로 수술 후 2~17년 간 정기검진을 통해 추적 조사한 결과, 성공률은 거의 100%에 가깝게 나타났다. 전신질환에 대한 요인 역시 낮게 나타났고, 골 소실량 역시 매우 적었다. 다만 시술 수준에 대한 편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상자를 교수 2인에게 시술 받은 환자로 한정했다.



조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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