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관리의 모범답안 촉탁의제에서 찾다

2017.08.29 12:54:35

현장르포 남양주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



 

현재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 2025년 치매 예상인구는 100만 명에 이르고, 이 추세대로면 2040년께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거라는 게 정부의 통계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50년 43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말 그대로 ‘치매의 저주’다. 하지만 그동안 치매와 관련한 담론에 치의학이 개입한 적은 없었다. 무수한 논문과 연구가 ‘구강건강→치매’의 경로를 증거하고 있지만, 치매와 관련한 전신치의학 담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와 관련 치협은 치매관리와 예방에 치과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단초를 마련하고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구강건강정책TF’를 발족했다. 본지는 전신치의학의 관점에서 치매와 치의학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치과의 역할을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대여치 등 전문가 가장 활발하게 진료
실제 환절기 감기비율, 폐렴 호전 있어


“어머니, 아~ 해 보세요”
86세 김 모 할머니가 노인요양보호사의 말에 따라 침대에 앉아 입을 벌리고 양치를 한다. 약간의 연하장애까지 온 터라 보호사의 도움이 없으면 제대로 된 잇솔질을 하기 힘들다. 보호사는 식사를 마친 김 모 할머니를 대상으로 꼼꼼하게 잇솔질을 돕는다.



지난 21일 남양주에 위치한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센터장 정현철이하 센터)을 찾아 치매 관리의 문제와 촉탁의제도 전반에 대해 현장의 니즈를 살피고,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인장기요양시설은 노인 치매문제의 최전선의 기관이면서, 치매를 관리하는 데 가장 특화된 기관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 센터는 사실 치과계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기관이다. 현재 대한여자치과의사회(회장 박인임이하 대여치)를 중심으로 이곳에서 촉탁의제 시범 운영사업이 진행되면서 정기적인 치과의사의 진료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고, 구강관리의 프로토콜이 잘 마련돼 입소 어르신들의 전신건강이 실제로 향상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치협이 촉탁의제 도입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던 2014년 당시 정현철 센터장은 관련 토론회와 회의에 참여해 요양시설의 치과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등 치과 촉탁의가 법제화되는 데 힘을 보탠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날 기자를 만난 정현철 센터장은 “치매 관리에서의 치과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촉탁의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하지만 치협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촉탁의제의 안착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관련 인터뷰 하단>.


# 오랄스왑 등 사용해 객담제거도
지난 2000년 설립된 센터의 입소 노인은 현재 100여 명 수준. 이 중 초기인지장애를 포함한 치매 환자는 평균 50~60% 수준이라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비영리 복지재단이 운영하는 특성 상 요양보호사와 입소 노인의 비율이 2.5대 1 정도로 우수하고, 여성가족부가 지정하는 가족친화적 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사원 복지가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온전히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는 노인은 30% 정도에 불과하고, 인지장애 등 상태가 무거운 30%의 노인은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구강관리를 할 수 없는 게 현실. 이에 따라 센터에서는 매끼 식사 후 전담 관리를 통해 노인들의 잇솔질, 틀니 세척 등을 진행하고, 연하장애가 있고 흡인성 폐렴에 취약한 노인들은 오랄스왑 등 특수 기구를 통해 객담(가래)를 제거하는 등 ‘맞춤식 구강케어’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다 대한여자치과의사회 등 전문가 단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구강검진, 스켈링, 틀니조정 및 수리 등의 기초 진료를 실시한다. 대여치 측에 따르면 “기초적 단계이지만 구강세척, 스켈링 구강위생관리 뿐 아니라, 틀니의 수리와 조정, 날카로운 치아의 교합 조정 등이 불편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센터 측의 만족도는 더 커보였다. 센터 전반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센터의 간호팀장은 “어르신들의 상태가 확실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보통 환절기 때에 감기 증상이 만연하고, 나아가 폐렴 때문에 위중해지는 경우도 계시는데 감기 증상이 확실히 줄었다”면서 “구강관리에 조금만 신경 써도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면에 니즈도 명확했다. 현재 시범사업의 한계 상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고, 많은 인원을 진료하기 힘든 여건이 개선되길 바란다는 거였다.


간호팀장은 “어르신들은 짧은 시간 내에 급격히 건강이 악화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진료가 최소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속적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것이 흡인성 폐렴을 방지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서도 촉탁의제에 대한 운영규정에 “(치과)의사는 시설을 방문하여 입소자 별로 월 2회 이상 진찰 등을 실시하도록 함”이라고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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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현철 센터장


“촉탁의, 장기적으로 치협에 큰 이득”


정현철 센터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인요양 문제 전문가다.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남양주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치과 촉탁의제에 이어 치매 관리 문제에서도 치과의사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들이 미국 치과의사인 ‘치과인 가족’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치과의사가 치매 관리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실제 대여치 등 전문가 분들이 진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감기환자나 폐렴이 눈에 띄게 줄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증치매 환자의 경우 이물감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연하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구강전문가의 역할이 절실하다.”


- 흡인성 폐렴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사실상 70% 이상이 돌아가실 때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눈을 감으신다고 보면 된다. 우리 센터는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으로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당장 치과 촉탁의와 계약을 맺고, 진료에 들어가는 데 이런 부분에 큰 호전이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 치협 등에 바라는 점은?
“적정수가 등이 전제가 되지 않아 사실 초기에는 참여하는 것 자체가 손해를 감수하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치협 입장에서는 ‘구강관리를 통한 전신건강의 수호’라는 명제를 국민과 정부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은퇴 치의 등 베테랑 치의들이 안착을 위해 노력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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