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에는 국경이 없다” 일본판 투명치과 논란

2021.07.14 17:38:54

일본 전역서 개·폐원 되풀이 사기 행각
국내 투명치과 사례와 판박이 행보보여

 

최근 일본에서 ‘먹튀(이익을 편취하고 도주하는 행각)’ 치과가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치과는 치과교정과치과로, 도쿄의 롯폰기, 미나토구, 오키나와 등지에서 잇달아 치과를 개·폐업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환자에게 물심양면으로 피해를 입혔다. 특히 해당 치과는 국내에서 발생한 ‘투명치과’ 사례와 거의 흡사한 형태의 먹튀 행각을 벌여 눈길을 끈다.


이번 사건의 전말은 지난 6월 23일 일본 민영방송사 니혼TV 방송망 주식회사의 니혼TV 뉴스의 심층 탐사취재로 드러났다.


니혼TV 취재팀에 따르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 A치과원장은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도쿄 롯폰기에서 교정치과클리닉을 개원했다. 그런데 해당 치과가 약 1년 전 어떤 예고도 없이 갑자기 폐원한 것이다.


A치과원장에게 76만6000엔(한화 약 780만 원)의 진료비를 지불했다는 한 환자는 “증오밖에 남은 것이 없다. 내 시간과 돈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A치과원장에게 피해를 입은 환자는 현재까지만 수십여 명이며, 현지 언론은 이 밖에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 환자가 있을 것으로 봤다. 심지어 A치과원장은 통상적이지 않은 교정 방식을 취해, 환자들의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환자들은 현재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A치과원장이 롯폰기 외에도 2군데서 잇달아 치과를 개·폐원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A치과원장은 도쿄도 미나토구에서 같은 수법으로 야반도주했으며, 환자 외에도 건물주에게 월세 등 부대시설 사용비 250만 엔(한화 약 2500만 원)을 체납했다. 뿐만 아니라 A치과원장은 롯폰기에서 도주 후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에서 진료를 이어 왔으며, 이곳에서도 최근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A치과원장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국내의 대표적인 먹튀치과 사례인 ‘투명치과’ 사태를 연상시키는 탓이다.


지난 2018년 갑작스러운 진료 중단으로 환자 약 3700명에게 124억여 원의 피해를 입힌 투명치과 K원장 또한 A치과원장과 마찬가지로 사건 발생 후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타 지역에 치과를 개원해 공분을 샀다. 당시 K원장은 환자뿐 아니라 임대료 미지급, 사문서 위조와 같은 여러 의혹의 대상이 됐으며, 피해 환자와 송사 중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등 몰염치한 태도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현재 투명치과 K원장과 피해 환자의 송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지속 중이다.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우리나라의 먹튀 치과가 떠오른다”, “이런 사건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니 놀랍다”, “치료 시간이 비교적 긴 교정치과의 특성을 악용하다니 나쁜 치과의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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