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출신 치과의사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의료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아 눈길을 끈다.
전명섭 회장(대한스포츠치의학회·대한배드민턴협회 의료분과위원장)이 지난 10월 9일부터 17일까지 덴마크 아르호스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남여단체전에서 ‘대회 토너먼트 닥터’로 활약했다.
각 대륙에서 참가 자격을 획득한 배드민턴 16개국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로 일명 토마스 유버컵이라 불린다.
전 회장은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BWF Tournament Doctor 자격으로 선임돼 이 대회에 참가했다.
토너먼트 닥터는 참가국 선수의 의료와 관련된 모든 부문에 관여한다. 경기 중 긴급치료, 부상 시 경기 재개 혹은 중단 여부 최종 결정, 의무 규정 준수 여부 등을 관리 감독한다. 코로나19 관련 프로토콜 어드바이스도 맡는다.
이미 국내 체육계,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전 회장은 유명하다. 전 회장은 진천선수촌에 처음으로 대표선수 전용 치과병원을 개설·운영해 지난 평창동계올림픽과 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단을 지원했다.
배드민턴과의 인연도 깊다. 전 회장은 초등학생 시절 배드민턴 선수로 활동했으며 동호인으로서도 탄탄한 실력이 갖췄다고 알려졌다.
전명섭 회장은 “세계선수권 대회에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토너먼트 닥터로 활동한다는 것은 세계가 국내 스포츠의학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며 “한국 의학인으로 첫 사례이고 날 보고 국내 스포츠의학 수준을 평가하기 때문에 어깨가 무거웠다”고 밝혔다.
이어 “코트에서 사력을 다해 뛰는 선수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국적을 떠나 경기 중 긴급치료를 받고 (선수가) 전하는 감사의 인사는 오늘도 나를 경기 현장에 나오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