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기점으로 壬寅年 시작과 함께 평생 처음 전신마취 하에 수술을 받고, 원내 감염으로 코로나 확진까지 받게 되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20만 명을 육박하고 있으며, 쉽게 끝나지도 않을 것 같고, 우리 회원들도 병원에 가야할 경우가 있을 것 같아서 필자의 경험에서 얻은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매년 받는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반검진에 암 진단항목을 추가하자. 그 중의 하나가 전립선암 검사를 위한 PSA이다. 필자도 2년 전부터 수치가 증가 되었지만 설마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1년 전 검사에서도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서 비뇨기과 진료를 받았는데 전립선비대라고 하였다. 70대에 70%이상 비대가 있다고 하는데 비대의 원인은 명확치 않으나, 유전적 원인 및 감염이나 암 등이라고 하였다. 우선 항생제를 포함하여 약을 쓰기로 하였다. 3개월 약복용 후 정상수치로 내려왔다. 암이라면 항생제에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안이한 생각과 장기간 항생제 복용에 대한 걱정으로 항생제를 빼고 2개월간 복용했는데 다시 증가되었다. 이후 항생제를 추가하여 다시 복용하였는데 숫치가 지속적으로 높았다. 조직검사를 빨리 할 수도 있었겠지만 조직검사의 정확성이 50%밖에 되지 않는다고도 하고, 약간의 두려움 때문에 미루다가 2021년을 넘기기 전에 조직검사를 하기로 맘을 굳혔다. 조직검사를 해보니 할 만 했다. 괜히 미루면서 고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조직검사 결과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옆에 있던 수간호사가 교수님 당황하셨죠? 라고 물어서, “아뇨.”라고 답했는데, 순간적으로 안색이 변했던 모양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입원해본 적도 없었고, 그 외의 이유로 한 번도 쉬어 본 일이 없어서 핑계 김에 이번에 쉬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책, 그림도구, 마술재료, 컴퓨터 다 가져갔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쉬는 것도 건강해야 쉴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위 조직으로의 전위 여부를 검사한 후 수술이 가능하다니 수술하기로 하고, 망설이지 않았다. 수술 후 합병증 등 그 무엇도 생각하지 않았다. 환자의 의지로 결정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환자는 의사를 믿는 일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모든 것이 끝나있었다. 그런데 수술과 관련하여 뜻밖의 작은 일들로 고생하였다. 이런 일이 VIP 증후군의 하나인가 생각했다. 잘 해주려고 하는데 놓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첫 번째는 적립선 수술 시 필수 준비물이 스타킹과 복대였는데, 스타킹은 받았는데, 복대는 못 받았다. 설명조차 없었다. 수술이 예상보다 빨리 잘 됐다는 것이 맹점이었는지 모르겠다. 어떤 수술이라도 100% 지혈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악교정술 후 후유증이 많이 발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술 직후부터 피하출혈을 보였으며, 이틀이 지났을 때 복부 전면부와 양측 옆구리, 등 뒤까지 광범위한 적갈색의 피하출혈이 보였고, 음낭은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봉합이 터지거나, 압박에 의한 괴사가 생길까봐 겁났다. 나중에 의료진들도 이런 경우를 처음 봐서 당황했다고 하였다. 복대를 하고 난 다음부터 좋아졌다. 두 번째는 배뇨이다. 수술 후 튜브를 삽입하고 있는 동안은 문제가 없었으나. 1주일 후 튜브를 제거하고 다음 날 퇴원하였는데, 퇴원 첫 날은 원활치는 않았지만, 혈병 찌꺼기들과 함께 배뇨가 되었으나, 둘째 날은 요의를 느꼈지만 배뇨가 전혀 되지 않았다. 팽만감을 포함하여 그 불편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고, 전립선과 요관을 절제 후 방광과 잔존 요관을 봉합한 부위가 항상 걱정이었다. 다음 약속일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주치의에게 연락하여 지금 바로 응급실로 가고 싶다고 하였다. 그렇게 약속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필자가 코로나 확진자였다. 물론 입원 전 PCR검사에서 음성이었다. 병원은 엘리베이터를 가운데 두고 A, B 병동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B병동은 이미 코호트격리병동으로 되어 있었고, 필자가 있던 A병동도 4-5일 지났을 때 확진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전 같으면 확진자가 생기면 해당 병동을 봉쇄하고 전체 환자, 간병인, 의료진, 직원들 모두 PCR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처를 취해야 되는데, 지금은 직접 접촉자만 검사하고, 나머지는 거의 방치된 상태로 병원 전체에 하루 20-30명의 확진자가 발생되었다.
필자도 퇴원 전 날 자진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이 나왔다. 증상은 가래가 나왔는데 전신마취 후에도 가래가 생기므로 의심하기 어려웠지만 필자의 병실 양쪽이 모두 확진자니 안 해볼 수 없었다. 결국 필자가 있던 A병동도 코호트격리병동이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이런 농담을 하였다. “검사받은 사람은 양성이고, 안 받은 사람은 음성”이라고. 자택격리를 하기로 하고, 예정일에 퇴원하였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배뇨장애로 퇴원 이틀 후 응급실로 가게 되었다. 그 동안 경과로 보아 방광을 세척만 하면 좋아질 것 같았다. 이제는 병원 가는 일이 문제였다. 확진되고 3일이 지났지만 아직 보건소에서 연락이 없었다. PCR검사 받은 곳과 거주지가 다른 것도 관계가 있었다. 119에 요청하였다. 그들은 신속하고, 친절했다. 또 다른 문제는 구급차는 보건소가 정해주는 병원만 갈 수 있다고 하였다. 아직 보건소와 연결이 안 되었는데. 필자가 직접 치료 중인 병원 응급실에 준비했다고 했더니 직접 전화하여 확인한 후에야 갈 수 있었다. 구급차가 출발할 때 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에 도착하여 30여분 기다렸다. 방관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아서 미치는 줄 알았다. 바쁜 소방대원들도 같이 기다렸다. 응급실에서 시술 준비를 끝낸 주치의가 교수님 오실 줄 알았다고 하였다. 필자가 명의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 적이 있다. 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을 미리 설명해주어야 합병증이 발생해도 선생님은 이미 다 알고 계셨구나. 역시 명의다. 라고 생각한다고. 방광세척으로 치료는 간단히 끝났다. 잔존 오줌의 량이 많았다고 한다. 색깔은 좋았고, 정상 소견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① 건강검진 시 암검사를 반드시 할 것을 권하며, ②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PSA 수치가 높으면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가능한 한 빨리 조직검사를 하여 명확한 진단명을 얻은 후 순서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수술과 관련하여 ③ 복대를 준비하여야 한다. 필자도 환자에게 자주 설명하는 것 중에 하나가 물리치료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복대와 같은 압박도 이 중의 하나이다. ④ 합병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일어날 사항이 예견되면 미리 대처하여야 한다. 이번처럼 혈병 찌꺼기에 의한 배뇨장애가 예상될 경우 요관에 삽입한 튜브를 제거할 때 방광세척을 함께 해주었다면 불필요한 고통과 수고를 줄여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⑤ 응급실에 가야하는데 보건소와 연결이 안 될 때에는 119에 먼저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이글을 쓰는 중에도 방송에서 신생아와 50대의 자택치료 중이던 확진자가 사망했다고 한다.
로봇수술과 같은 첨단수술을 하면서 통상적인 방법을 놓쳐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또한, 필자가 코로나에 확진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술 후 호흡을 돕기 위하여 장난감 같이 생긴 호흡기를 열심히 하라고했는데, 이 호흡기는 내뱉는 것이 아니고 빨아들여야한다. 병실에서 잘 때도 마스크를 했었는데, 빨아들인다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던 것 같다. 필자도 고지식하고, 바보였던 것 같다. 아내가 계속 같이 있었는데 아내는 음성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아프지 않은 것이 최상이지만 이 또한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므로 걱정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