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로의 변화에 대한 소고

2022.05.31 14:48:31

Relay Essay 제2503번째

몇주전 휴일 골프 라운딩이 있어 운전하고 가다가,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주문을 하기 위해 키오스크로 갔는데 60대로 보이는 두 분이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하다가 제가 오니까 자리를 비켜주더군요. 두 분들께 먼저 하시라 하니, 저보고 먼저 하라고 해서, 제가 먼저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화면이 된장찌개를 주문하다 중간에 멈춰져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걸 주문하려고 이전 화살표를 누르고 제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였습니다. 헌데 제가 주문하는 도중에 뒤를 힐끗 보니 아까 주문하려던 두 60대 분들이 제가 주문하는 과정을 마치 열심히 배우려는 학생같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걸 느꼈습니다.

더 이상 설명 안 드려도 어떤 상황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디지털을 모르면 햄버거 하나 주문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변화는 이제 미래로 진입하기 위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돼버렸습니다. 유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변화란 미래가 현재에 침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변화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는 뜻이지요.

지키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변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득권층에 있는 사람들이 변화가 아닌 안주와 안정을 찾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JYP로 유명한 박진영은 사진첩이 없다고 합니다. 신기할 정도로 과거에 관심이 없어, 하다 못해 가수를 하면서 탄 상들이나 트로피들도 반 이상 잃어버려서, 최근에 책을 발간할 때 부모님 사진첩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아마 본인도 가수 박진영이 이렇게 성공하리라고 생각을 못하고, 그 때 그 때 좇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과거를 돌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추억이 없어 아쉬운 부분도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지나간 과거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저는 이런 박진영을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라 생각합니다. 성공한 사람의 가장 큰 적은 성공기억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나의 명성, 내가 무엇을 했느냐 보다, 내가 지금, 또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자기 삶에서의 성공방정식이 아닐까요? 과거는 어제 내린 눈일 뿐입니다. 눈은 녹으면 사라질 뿐이죠.

 

이스라엘을 세계 1등 혁신국가로 만들면서 이스라엘에서 국민적으로 존경받는 시몬 페레스라는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만났을 때 기억의 반대말은 망각이 아닌 상상이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기억은 과거의 일을 돌아보는 것, 상상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 미래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 아닌 상상하는 자의 것이다. 청년보다 더 청년다운 생각을 갖고 있었던 페레스 대통령의 유연한 생각을 엿보게 합니다. 비움과 유연함은 변화하고 혁신 하는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노자사상의 핵심인 무위나 유무상생이 이러한 비움과 유연함의 실천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사상이라 생각합니다. 하버드대 MBA에서 노자의 도덕경은 4차 산업시대로 고도화 되는 현대에 각광 받는 필독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혁신을 위해 기존 상식의 틀을 깨야하는데 유의 관점을 무의 관점으로, 소유의 관점을 무소유의 관점으로, 거대의 관점을 최소의 관점으로 도덕경을 통해 연결하려 합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플랫폼 회사가 제조가 주를 이루는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훨씬 높은 이유도 도덕경 1장에 나오는 道可道非常道(도가도 비상도) “도가 도라고 말해질수 있다면 진정한 도가 아니다” 즉,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혁신에는 경계가 없다는 뜻과 괘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생각이 아니라 상대적인 생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러한 경계를 두지 않는 생각과 상대적인 생각은 입자인줄 알았던 광자가 경계가 없는 파동의 성격인 간섭과 중첩의 성질을 통해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와 만나게 됩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계에 서게 만드는 양자역학이야 말로 우주의 정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치과의사들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적인 일상에 지겨워하는 동료들도 가끔 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아 보이는 일상이지만 어제의 환자가 다르고, 치료 내용도 다르고, 저의 감정 상태, 신체 상태도 다르고, 중요한건 시간도 다릅니다. 지금이 저에게는 가장 젊은 날입니다.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하루, 하루 각자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걸 만날 때 새로운 생각이 일어나게 되죠. 삶의 질의 높이가 생각의 높이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이려면 새롭고도 지속적인 생각이 필요합니다.

 

20여권의 성과관리 책을 저술하시면서 아침마다 성과관리 글을 쓰시고 보내주시는 성과 코칭의 대가이신 류량도 대표님은 “우리 몸무게의 2%에 불과한 뇌는 몸 전체 에너지의 20%에 가까운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뇌는 가급적 에너지를 덜 쓰는 메커니즘으로 있기에 인간은 늘 하던 대로 생각하고 습관대로 행동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거나 받아들일 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머리를 아프게 한다든지 짜증나게 한다든지 해서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뇌의 고정관념과 본능을 통제하는 장치를 절차화 해서 주체적이고도 자기 주도적인 삶을 강조합니다.”

 

관점을 바꿔서 우리 치과의사들도 항상 새로움을 갖고 이 세상을 대한다면 일을 할 때 호기심과 창의력이 충만해지고 변화에 대응하면서 긍정적인 진료태도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상윤 하상윤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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