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저는 시를 사랑합니다. 시를 잘 쓰지는 못하지만 쓰려고도 노력합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시로 표현되는 감정이 좋습니다. 그리고 시는 여행입니다. 신영복 교수님의 <담론>에서 시를 읽게 되면 일생에서 가장 먼 여행인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시어(詩語)는 언어의 개념적 의미를 뛰어넘고 심지어 언어를 살해한다고까지 표현됩니다. 그만큼 시의 세계는 상투적인 방식을 전복시키고, 사유를 뒤집고,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럴싸한 이유는 필요 없습니다. 아마도 사춘기 때 나의 언어가 처음으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첫사랑과 함께 시작된 시에 관한 관심은 뒤로하더라도 시는 언제나 위로와 힘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 멀어도 기꺼이 갈 수 있는 것도 이런 위로와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서점에는 류시화, 나태주, 기형도, 문태준, 김초혜, 이시유 등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언제나 펼쳐볼 수 있습니다. 가슴으로 가는 여행은 끝이 나지 않을 모양입니다. 늘 헤매고 있으니까요. 중간중간 시가 아닌 다른 장르의 책도 필요합니다. 가슴에서 다시 머리로 오기를 반복하는 것이 결국 우리의 삶이니까요. 그래도 머리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서 시와 소설은 늘 필요합니다.
편안한 언어로 늘 우리 곁에 있는 나태주 시인의 작품집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는 176편의 주옥같은 시 수록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열림원, 2022

이 시집에도 무려 176편의 시가 실려있습니다.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같은 것을 보아도 생각나는 언어가 이리도 차이가 날까요?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와는 분명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바라보는 시선, 생각하는 깊이와 넓이를 결정짓는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언어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지요. 이왕이면 좋은 언어, 예쁘고 멋있고 그럴싸한 언어를 가지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내 생각도 좀 더 멋있어지지 않을까요. 주기적으로 시를 통한 언어의 세척이 필요합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
12세 소년의 성장기와 비극적 사랑 이야기 담아
『낙원』 문학동네, 2022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문학작품이 가지는 독특하고 새로운 맛은 쉽게 접하기 어려우니까요. 지금의 탄자니아란 나라가 세워지기 전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작가의 생애를 연상시키듯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종교와 인종의 차별, 난민이란 신분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재조명한 내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동안 다뤄오던 아프리카의 문학에 대한 다른 방향성, 독자들에게 고정관념처럼 인식되어 온 열강의 희생양의 대표적인 줄기를 제외한 다른 아픔을 지닌 현실적인 또 다른 아프리카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한 저자의 힘이 놀랍습니다. 긴 여름의 장마 기간 휴가 기간에 한 번 일독할만한 소설입니다.
철학·심리학·사회학 등 ‘진실’ 관련 인문학적 지식 집약
진실의 습득을 방해하는 지식 저항의 원인과 해결 방안 연구
『진실의 조건』 푸른숲, 2022

스웨덴에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라 유수의 사회과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스티븐 핑커를 비롯한 전 세계 지식인들로부터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철학·심리학·사회학·언어학 등 ‘진실’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인문학적 지식을 집약한 이 책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 상황이 양극화된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믿어 마땅한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타당하고 분명한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지금이 바로 철학으로 진실을 가려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