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2022.10.19 15:14:24

Relay Essay 제2523번째

부부 교사를 하면서 저를 이렇게 잘 키워주신 저의 아버지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의 아버지는 1938년생 올해로 만 84세이십니다. 아버지는 7남매의 장남으로 그 당시 장남들이 다 그러했듯이, 집안을 책임지고 동생들을 가르치고 결혼시키는 그런 전형적인 장남이셨습니다.

 

아버지는 전북대 수의학과 57학번으로, 졸업할 당시 수의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하셨다고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동기들은 동물병원 개원을 많이 하셨다는데 아버지는 교육에 뜻을 두셔서 농업고등학교 축산과 선생님이 되셨습니다.

 

그 당시 서울 S대 수의학과 교수님께서 국가고시에서 수석 졸업한 아버지께 대학원생으로 들어오면 교수로 키워주겠다고 하셨다는데, 7남매의 장남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계셨던 아버지는 시골을 떠나 서울로 가기보다는 농촌진흥청에 취업하셨다고 합니다.

 

그 후 아버지는 전북지역에 있는 6개 농업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면서 30여 년간 축산과 교사로서 일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 당시 제자 중에 우리가 잘 아는 치킨 기업인 주식회사 하림의 김흥국 회장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교회에서도 고등부 교사로서 오랜 기간 성실하게 섬기셨습니다. 아버지는 본인의 삶에서 보여주셨듯이 평소에도 저에게 성실하게 살아라, 배운 데서 배운 데까지 다 알아야 한다, 건강관리 잘해라, 교회 열심히 다녀라, 등등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많이 하셨습니다.

 

사실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십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의 오른쪽 눈에 망막박리라는 병이 생겨 그 당시 전주예수병원, 서울대병원 등 유명하고 큰 병원에서 수술받으셨지만, 결국 오른쪽 눈의 시력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늘 “할 수 있다, 파이팅”이라 말씀하시며 저를 가르치셨습니다. 지금도 아버지는 전화할 때마다 아무 걱정하지 말아라, 기도하고 있다, 넌 할 수 있다 등 긍정적이고 좋은 말을 해주십니다.

 

그렇게 열심히 사신 아버지가 최근에 고관절 파절로 수술을 받으셨고 최근에는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그런데도 변함없이 긍정적이고 가족들에게 귀감이 되시는 이런 아버지가 전 늘 자랑스럽고 참 좋습니다.

 

아버지가 어서 회복되시길 기도합니다.

아버지. 지금까지 저를 잘 키워주셔서 제가 치과의사가 되었습니다. 제가 결혼해서 자녀를 낳아보니 알겠더라고요. 특히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 일인지.

 

양쪽 눈을 가지고도 힘들고 지치는 세상에서, 시력을 잃으시고도 늘 긍정적이신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우리 옆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김경묵 은평조이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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