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보조인력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 모색 : 치과전담 간호조무사(약칭 치과조무사) 제도 도입 제안

2022.11.09 15:02:24

시론

치과 진료지원(보조)인력이 많이 배출되었음에도 치과 구인난은 갈수록 악화 일로다. 약 8만명의 치과위생사 중에 3만5천명(43%)이, 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28만명의 간호조무사 중에 1만8천명(6.4%)이 치과에 근무하고 있다. 여기서 치과의료기관의 90%를 차지하는 치과의원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는 대략 2만명이기에 18,051개(2020년 기준) 개원 치과 당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는 대략 1명꼴로 근무함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치과위생사 없는 치과의원도 30%에 이른다는 점이다.

 

지나온 집행부마다 지속적인 해결노력을 해 왔지만, 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듯이 지금까지의 어떤 해결책도 희망고문 이었을 뿐 백약이 무효한 상태였다. 이에 필자는 치과 진료보조인력의 양성과 수급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문제점을 짚어 보면서 그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 치과조무사 제도의 교육적 검토

치과위생사가 담당하는 주 업무는 구강위생 관리 및 교육이다. 하지만 정작 전체 진료 시간의 대부분을 치과의사의 진료지원(보조)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치과위생사 양성 취지에 맞지 않다. 이제는 치과진료의 특수성에 맞는 진료보조인력을 양성하여 치과위생사의 주 업무 시간을 60% 이상으로 높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 문제는 치과 진료보조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행 간호조무사의 양성 프로그램에는 기초치의학 개론을 제외하고는 치과진료보조 교육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국가자격시험에도 치과 문항은 1-2개 정도 출제될 정도로 의사의 진료보조와 간호사의 간호조무 양성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과진료보조는 다양한 치과재료 및 진료도구에 대한 이해와 함께 치과의사와 일거수일투족 함께 해야 한다(밀착보조). 치과진료의 특수성에 맞는 진료보조 양성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기존 간호조무사도 대략 1년 치과진료보조를 하면 익숙해지고 또 근무 연한이 더해지면서 숙련된다. 서울시치과의사회와 간호조무사협회가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 후 곧장 치과 진료보조에 관한 추가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이다.

 

문제는 비록 치과 진료보조업무를 능수능란하게 한다 하더라도, 치과진료보조교육 없는 간호조무사 국가자격으로는 치과진료보조업무를 부여받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것은 치과위생사 직역에서 제기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30대 집행부 때 간호조무사와 양성 기간은 동일하되 간호(조무) 교육 내용은 줄이고 치과진료보조 내용을 추가하여 양성하는 치과조무사 제도 초안을 마련하였다. 이는 양성 과정에서부터 치과진료보조교육 이수와 국가자격시험으로 치과진료보조 업무를 보장받으면서 치과위생사와의 업무 마찰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치과조무사 제도” 초안은 구강정책과에 제출하고 간호조무사협회와 몇 차례 논의를 거친 바 있다.

 

# 치과조무사 제도의 법률적 검토

치과위생사 아래에 새로운 진료보조인력 직역인 치과조무사(Dental Assistant)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치과진료보조를 하고 있는 간호조무사 직역과의 이해 충돌로 인해 실현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간호조무사 양성 과정이 보건복지부령으로 위임되어 있기에 보건복지부령 개정만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지의 여부는 보건복지부의 법률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가 동시 근무 중인 치과의원(40%)에서의 진료보조 업무 영역에 대한 마찰이다. 치과위생사의 고유한 주 업무는 구강위생관리(scaling 등) 및 교육이고, 간호조무사의 고유한 주 업무는 간호보조(주사 및 수술 준비 등)이다. 이들 직역의 고유한 주 업무는 잘 지켜져야 한다. 문제는 각 직역의 양성 시 부여된 고유한 업무를 제외하고는 치과진료보조 업무가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치과 진료지원(보조)업무 영역에 대한 마찰이 생기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 29대 집행부 때 치과위생사를 위한 9개 항목의 진료지원업무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이는 치과위생사의 진료지원이 가능한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정해 놓은 것일 뿐 그들의 고유한 진료지원업무는 아니다. 또 치과위생사가 없는 치과의원에서는 치과의사의 지도하에서 간호조무사도 진료보조 업무를 충실히 해오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가끔 치과 진료지원(보조) 업무에 대한 유권해석과 함께 치과의원 종사자들이 범법자로 내몰리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두 직역의 고유한 진료지원(보조) 업무는 인정하되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상호 진료지원(보조)이 가능하도록 보건복지부령의 개정과 시행규칙에 이러한 조항을 넣어서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

 

# 치과조무사 제도의 정책적 검토(FAQ)

먼저 ‘현재 간호조무사 지원자도 드문데 과연 치과조무사 지원자는 있겠는가?’라는 질문이다. 그 답은 현재 치과의원에서 근무 중인 대략 2만명의 직원이 우선 자격 취득 대상자이기에 해당 치과의원의 관심 여하에 따라 지원자는 충분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1년(교육 6개월, 임상실습 6개월)이 걸리는 데 치과조무사의 양성 기간도 동일한가?’라는 질문이다. 치과조무사도 간호조무사와 동종이기에 양성 기간은 동일해야 한다. 치과계 일각에서는 2~3개월의 단기 치과진료보조 인력 양성을 주장하지만 이는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치과의료 수혜자인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치과조무사 양성 과정에서 교육 및 치과 임상실습 기간을 잘 배치하면 진료보조인력에 대한 질 관리에 대한 국민적 동의는 물론 사실상 단기 치과보조인력 양성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지금까지 치과진료보조인력으로 업무를 수행해 온 간호조무사들도 현행처럼 동일하게 치과진료보조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이다. 물론이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치과의원의 도움으로 치과진료보조 교육을 이수하고 근무 연한을 고려하여 보다 간편한 절차에 따라 치과조무사 자격을 부여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 ‘치과조무사는 치과위생사 아래에 있는 직군인가?’라는 질문이다. 그 답은 ‘아니다’이다. 의료기사법에 근거하여 양성된 치과위생사와는 달리 간호조무사 양성은 의료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료현장에서는 치과위생사가 치과조무사의 진료보조업무를 아우르면서 진료지원업무를 주도적으로 끌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면서 희망고문 하지 말고 이미 준비된 치과조무사 제도 초안을 중심으로 치과 진료보조인력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성근 이성근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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