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해서 얼마큼의 가치를 두고 계십니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시간이라고 하지만, 시간의 가치는 헐값에 넘겨지기 일수입니다. 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일이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현대인들은, 특히나 스마트폰과 함께 라면 언제든지 시간을 허비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의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이 시간의 중요성을 몸으로 경험하게 되서 알게 된 것인지, 남은 시간이 줄어듦으로 인한 본능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첫 개원을 했을 때에는 모든 것이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주식에서 이야기하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나가기 보다는, 잡코인에 몰빵하는 심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13년 사랑이아프니치과의원 개원은 어찌 보면 너무 어이없는 계획이었지만, 거의 기적과 같이 환자들이 차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세번째로 압구정사랑이아프니구강악안면외과치과의원을 개원을 해보고 나니, “아, 정말 시간이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은 공간에서 x, y, z 축의 하나 정도의 좌표일지 모르겠지만, 시간의 흐름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대단한 것이지만, 실생활 속에서는 그저 하나의 이론일 뿐입니다. 타임머신의 발명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현 가능성은 0에 수렴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가장 핫한 드라마는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다시 태어나서 자신이 아는 정보를 가지고 투자에 승승장구하고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시기, 닷컴 버블,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대폭락 후 유례없는 미국의 돈풀기 등 굴직굴직한 사건들만 기억하고 있더라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비슷한 맥락이 반복되지만, 사람들의 결과는 모두 제각각입니다. 실제로 미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돈의 가치로 환산하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거래도 하고 심지어 훔치기도 하며, 소유한 시간의 양에 따라서 계급이 나뉘기도 합니다. 돈으로 결정되는 현대사회를 꼬집기 위한 내용이었겠지만, 그나마 시간은 평등하게 주어진다는 현실에 안도하게 됩니다. 물론 실제 현대사회에서 시간을 쓸 수 있는 기회조차도 정말 평등하게 주어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는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와 밀접하고, 인간은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틀이라는 개념으로 공간과도 비교되고, 쉽게 느끼지 못함으로 인해 공기와도 비교됩니다. 대부분의 가치라는 것이 희귀성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무심하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간다는 소중함은 느낄 겨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럼 현재를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이 질문에 답을 할 만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인 짧은 생각은 시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과거에 집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고, 후회가 된다는 것은 시간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인 것 같습니다. 또한, 미래가 걱정되는 것도 그동안의 시간이 일할 수 있는 여지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현재를 살아내는 것만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새로 개원한 치과에 생각보다 환자가 빨리 차지 않아서 고민하다 보니, 이곳에서 환자들과 시간을 더 경험해야 하나 해서 적어보았습니다. 환자들은 실력에 대해서 알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또한, 오래되었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가치에 대해서 인정하고 현재를 살아내는 것, 즉 오는 환자들에 대해 충실하게 진료를 보는 것이 제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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