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선거 후보자와 유권자에게 바란다

2023.02.08 14:45:49

이승룡 칼럼

코비드19 라고 해서 2019년 말에 들어보지도 못한 인류의 대 재앙이 왔다는 소식에 국민 모두가 아연실색을 하며 공포에 떨었던 시기에 2020년 협회 선거가 있었던 연초였다. 한 선거캠프에 소속되어 선거 홍보차 2월 15일 대구를 방문하고 온 직후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선거가 위축되는 양상이었던 그 해로부터 3년이 지난 이 시기에 다시 치과계 선거가 다가왔다.

 

3년이라는 세월은 코로나와 더불어 많은 변화를 가져오며 빠르게 변모해 갔다. 금년 1월 30일을 기점으로 실내에서도 특별한 곳을 제외한 마스크 착용이 권고사항으로 바뀌게 되었다. 슬픈 악재도 기억 저편에서 멀어질 때 다시금 용기를 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2017년 연초에 치과계는 혼란과 격변의 시기였다. 치과계에서 처음 치러진 직선제에 대한 기대반, 우려반으로 협회장 선거를 비롯한 경기도치과의사회장, 서울시치과의사회장 선거와 정치계에서 예상치 못한 대통령 선거까지 그야말로 선거바람으로 치과계 및 나라 안팎이 들썩거린 해였다. 치과계 협회장 선거의 부정한 결과로 재선거까지 하며 홍역을 치른 이후, 파장은 대단했고 후유증 또한 심했다. 결과에 승복하기까지 온갖 비리, 억측이 난무한 가운데 선거와 관련해 발을 담근 사람들은 결과에 한마디씩 내뱉으며 나름대로 입장을 알리기도 했다.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선거에 대한 상처가 치유되어가는 듯 3년이 흘러갔다. 2020년 선거이후 1년이 지나 협회장의 돌연 사퇴로 치과계 초유의 보궐선거를 2021년 7월에 다시한번 하는 진풍경이 발생했다. 코로나 기간과 1년6개월짜리 회장 선거다 보니 관심도가 떨어지긴 했으나 당시 선거도 3명의 후보가 나오면서 한치의 양보없이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은 여전했다.

 

코로나가 대폭 완화되고 이제 예전의 일상을 되찾았다는 분위기로 2023년을 맞이하며 치과계 선거전이 시작되었다. 경기도치과의사회장 선거가 2월 8일로 선거가 마무리가 되었고 서울시치과의사회장 선거는 2월 21일 그리고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선거는 3월 7일로 얼마 남지 않은 상태로 분주하다. 예비후보자들은 이미 출마와 당선을 위해 러닝메이트를 섭외하고 물밑접촉을 시도하며 내 사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지금쯤이면 이미 선출직 바이스는 확정이 되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을 상황이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동지가 다시 적으로 바뀌는 현상이 분명 나타나고 이합집산이 될 조짐이 보인다.

 

당선 가능한 유력후보에 또는 당선시키고자 하는 사람쪽에 조건을 걸고 접근하는 정치 야바위꾼의 등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보아야 하는 것인가? 동창회 선거를 없애고자 했던 과거 대의원 선거의 폐단을 막기 위한 직접선거의 부작용은 없는 것인가? 이번 선거 기간중에 나타난 특징은 노골적으로 동창회에서 어느 한 후보를 밀어주는데 대한 회의를 하고 결과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치협선거에서 1차 선거에 탈락한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한 후보를 몰아주어 훗날 좋은 자리를 보장받는 얄팍한 행태가 재현되어야만 하는가? 더 이상 치과계의 감투를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후보가 또 다시 말바꾸기로 출마하여 회원들을 우롱하고 있지는 않은가?

 

모르는 일이다. 완벽한 선거제도가 없다지만 치과계의 엄연한 선거관리의 정관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대의명분만 앞세우고 공명정대하지 못한 모 장관의 구설수와 다름없는 모습들이 우리를 슬프고 화나게 하고 있다.

 

이익 단체인 치협은 회원들의 권리와 의무를 대변해주고 함께 동반자 입장으로 가야 할 협회가 되어야 한다. 대외적 치적 쌓기에 몰입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일이다. 협회 일이라는 것이 누구 한사람의 공적이 될 수는 없다. 역점 사업의 경우, 역대 회장들의 몇 년째 계속 이어져 오는 사업과 정책이 이어져서 근자에 효과를 보는 경우라 생각한다. 물론 그 중심에서 현직 임원들의 노고도 포함된다. 상대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정치권의 풍문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후보가 되어서도 안된다. 좋은 관계에 있던 사람들도 선거를 하면서 내편 네편으로 갈라서며 점차 소원해져가는 마음속의 앙금이 언제쯤 해결될지 미지수다. 차라리 선거와 담을 쌓고 지낸다면 그 이상 편안함도 없다.

 

치과계에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선거때만 되면 줄세우기에 동원되며, 본의가 아니더라도 줄을 서게 만든다는데 처신의 어려움이 있다. 다가오는 각종 선거에서 다시금 줄을 설 수밖에 없더라도 상식이 통하고 논리와 타당성이 있는 행동으로 치과계의 공정하고 언행이 일치되는 후보가 리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올바른 리더를 뽑기 위해서는 심정적으로 끌리는 사람보다 지금 치과계에 어려움을 헤쳐 나갈 사람을 냉철히 판단해서 골라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좋은 유권자였는지, 좋은 유권자가 될 수 있는지 다시한번 깊이 고민해야 한다. 투표행위는 유권자의 인격과 판단력이 표현되는 행위이고, 선거 결과는 치과의사의 판단력과 인격의 총합이다.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 인격과 지성의 힘으로 좋은 선택을 하여 치과계 앞날에 확실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선거를 하면서 이런 점에 유의하여 투표하기를 갈망한다. 첫째, 후보의 능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성과를 내왔는지 둘째, 후보의 외적 역량에 대해서는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살피고 그 사람들이 나중에 어떤 역할을 할지 예측해본다. 셋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한 것인지 부작용은 없는지에 대해 경우의 수를 헤아려 본다. 넷째, 루머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주장과 방어하는 주장의 심판관이 되어 객관적으로 비교해 본다. 마지막으로 후보가 내게 어떤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유리한 후보가 누군지를 따져서 투표하기를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참신한 후보가 선택되어 치과계가 일치 단합된 모습으로 정쟁없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승룡 치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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