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검사 치의학의 필요성

  • 등록 2023.09.13 15: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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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친척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치과의원에 갔더니 20개가 넘는 치아에 우식이 있다고 작년에 다른 치과에 갔었을 때는 한두 개가 이상하다고 하였는데, 1년 사이에 그렇게 많은 치아가 썩었다는 것은 치암이 아니냐고 큰일 났다고 찾아왔습니다. 살펴보니 작은 점들로 보여 괜찮다고 일단 암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보냈었는데, 1년 후 다시 와서 검진하여 보니 두 개의 치아는 우식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치료를 하여야 한다고 하였을 때, 들리는 말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친척이라고 돈이 들까봐 일부러 치아 우식을 치료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었습니다. 과잉진료도 문제이지만,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중요함을 다시 깨달았었습니다. 선생님들마다 다른 우식 치아의 개수로 종종 병의원간 치과의사간에 분쟁이 된다는 것이 각종 검사들로 점철되고 있는 의료 현장에서 아직 우리 치의학계가 나아가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환자들은 혈압 수치와 혈당 수치 등 진료 시에 검사에 대해 일일이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진료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상의하고 충분히 이해하여야만 진료를 제대로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치의학계에 가장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검사입니다. 임상병리학이 진단검사의학으로 발전되어 각종 검사를 수행하고 의료 행위에 있어서 가장 먼저 시행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우리 치의학에서도 환자를 위한 다양한 검사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검사결과가 부정확하면 잘못된 치료를 받거나 과잉진료를 받을 위험이 있고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진단이 정확해야 올바르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질환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진단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진료의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도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방법이 발전할수록 효율적인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은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검체 채취를 통하여 각종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근거를 삼고 질병의 추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가 진단검사의학입니다. 의사의 경험만으로 인한 진단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표준치료를 적용함에 근거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하는 진단은 더욱 정확할 수 있으며, 치료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치의학적 의사결정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의료계에서 진단검사의학은 점점 전문화되고 있으며 방사선검사·혈액검사 등 다양한 임상 검사를 빼놓고는 진료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검사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진의 중요성은 더 이상 논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의료보험의 적용으로 의무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과 검진은 시진과 촉진 그리고 방사선검사의 상황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점차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치과 치료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의 필요성과 진단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존 활용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정량광형광 우식검사, 타액검사, 교합분석 및 검사, 구취진단검사, 타액선 검사, 초음파 검사 등 검사 항목을 개발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진단검사를 통하여 질환의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질환 발생을 예측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검사를 통한 진단 그리고 효과적인 질환 관리와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학과 학문의 발전에 따라 진단검사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의학의 발전에 더욱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단의 중요성은 질환의 예방과 치료의 효율성에 직결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의학에서는 검사의 활용이 적으며, 아직도 시진과 촉진 그리고 기껏해야 방사선사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검사에 있어서 가장 명확하고 보다 효율적인 진단검사 의료기기의 개발과 활용에 선봉이 될 수 있는 의료계 분야가 바로 치과계입니다. 더구나 감염질환 검사 등 구강에서 손쉽게 이루어지는 검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치과계에서 적극적으로 진단검사 의료기기 활용과 개발에 헌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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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석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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