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응시자 중 반수생의 수가 약 9만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통계를 낸 지난 2011학년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에서 지난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이른바 ‘반수생’의 수가 8만964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3학년도 수능 때보다 8526명 증가한 숫자다.
반수생의 경우 대학 입학 이후 한 학기를 다니다 수능을 준비하기 때문에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는 응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자료는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응시생 수(8만8300명)와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N수생의 수(17만7942명)를 취합해 산출한 결과로 전체 N수생의 절반 이상(50.4%)이 반수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수생 증가의 원인을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공식화한 ‘킬러문항’ 배제와 의대 정원 확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 입시 전문가는 “킬러 문항 배제로 수능 난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반수생들의 기대가 있다. 그 때문에 수능에 재도전하는 응시생들이 증가했다”고 분석하며 “의대 정원 확대가 최종 확정되면 앞으로 반수생, N수생은 더 많아질 거다. 최상위권은 물론 중위권 학생들도 학교를 그만두고 상향 지원을 하더라도 의대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반수·휴학·졸업 후 재입학 움직임도
이와 관련 치대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반수나 휴학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의대 진학을 원했지만, 치대에 입학한 경우, 입학 후 진로에 관해 고민하던 저학년 사이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한 치대생은 “시간을 많이 들여 공부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번에 수능을 치러보려고 준비한 상태”라며 “주변에 저학년 중에는 올해가 아니더라도 수능을 보려는 학생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졸업반인 한 치대생은 “요즘은 치대와 의대를 둘 다 나온 사람들도 더러 있다”며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면 졸업 후에 의대 진학을 다시 꿈꿔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의대 쏠림 현상을 따라 치대에서도 인력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향후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오는 11월 16일에 실시되는 이번 수능에 총응시자 수는 50만4588명으로 집계됐으며, 의대 입학 희망자가 늘어난 탓인지 과탐 영역 지원자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