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전 이곳에 화이트코트 세레머니와 원내생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마음에 대한 글을 기고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이 그렇게 멀지 않은데 벌써 1년이 지나 어느덧 1달 후면 원내생 생활이 끝나게 된다.
원내생은 치과의사가 되고자 하면 피할 수 없는 실습기간이다. 몰랐는데, 우리나라만 그런 것 또한 아니며, 외국 치과대학도 마찬가지로 원내생 시스템이 있었다. 면허도 없는 학생일 뿐이지만 그 기간동안 환자를 직접 마주하기도하고, 여러 진료들을 옵저베이션 하면서 임상에 보다 더 가까운 교육을 받게 된다.
원내생, 말그대로 student dentist로서의 생활은 풍요로웠다. 행복으로만 가득하진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사건사고도 많았고 감정적으로도 다채로웠다. 처음 환자를 만나던 날 떨려하던 마음이 우스워질만큼, 이제는 원내생으로서의 생활은 너무도 익숙해졌다. 원내생 초반, “잘 안맞네” 라는 선생님의 혼잣말을 잘못 알아듣고 난데없이 어깨 안마를 해버린 우리 원내생들이, 이제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진료에 스며드는 지경이 되었는데, 원내생이 끝난다니 아쉽기도 하다.
원내생 기간 동안 나는 크라운 치료, 레진 수복 치료, 발치를 해 보았다. 진료 하나하나가 주는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컸었다. 특히 크라운 진료를 앞두고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크라운 프렙을 하고 주변 선생님들께 크라운 프렙을 마쳤다고 자랑했더니 선생님들께서 입을 모아 하셨던 말씀이 있다.
“아마 너 인생에서 제일 잘 한 프렙일걸?”
처음이라서 떨리는 마음을 모두가 아시지만, 그 진심이 제일 중요함을 다시한번 되새겼다. 수구초심이라는 사자성어에서, 그 “초심”에 진심을 다한 원내생 생활이었다.
사복을 입는 1, 2학년 때, 병원복을 입는 원내생의 모습은 유독 멀어 보였다. 옷차림 때문인지 몰라도 실습차 병원에 들어올 때마다 원내생은 병원 생활에 능숙해 보여서인지 멋져 보였다. 누구나 그렇게 말하겠지만 사실 그렇지 만도 않았지만 말이다.
모든 게 처음이어서 어려웠던 원내생이지만, 그조차도 어느덧 익숙해져서 더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떨리고 서투를 수 밖에 없는 첫 경험들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하나하나에 진심을 다할 수 밖에 없었겠지. 입이 한발에 나와서는 찡찡거리기 바빴던 원내생 기간이었지만 사실 그 시간동안 너무나도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내게 남은 일들은 1달동안 원내생을 무사히 마무리한 뒤에, 서브인턴, 익스턴십, 실적심사, 졸업고사, 그리고 국가고시까지, 달려야 할 길이 아직 한참 남았다. 그래도 이제 다시 예전처럼 책상에 앉아있을 시간이 더 많아질 텐데, 하루 종일 진료실에서 있었던 이 시간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그땐 몰랐지만 그만큼 소중한 시간이었나 보다. 소중한 이 시간들을 꽉 잡고 싶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