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보탑과 법화경

2024.06.12 15:39:07

릴레이 수필  제2609번째

천불천탑으로 알려진 운주사는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용강리 일부와 대초리 일부에 걸쳐 있다. 화순 운주사는 수수께끼의 현장이다. 세계문화유산 신청을 위한 토론회와 현장답사가 진행될 모양이다.

 

그동안 진행된 학계의 논의는 여전히 신비의 현장 범위를 벗어나지 못 해 왔다. 나는 운주사 물형의 배치는 일부 아마추어들 간에 제기된 묘법연화경(법화경)의 견보탑품의 경전 내용을 표현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경전에 보면 석가모니가 사부대중에게 법화경을 설하니, 큰 우레 소리와 함께 보배탑(석조 불감)이 솟아 나온다. 사부대중은 놀라움과 함께 공중에 떠 있는 보배탑의 문을 열어보자고 했다. 세존께서는 보배탑 안에는 오래전에 열반하셔서 선정에 드신 다보여래가 계시는 곳이다. 다보불은 법화경을 설하는 곳이면 경청하겠다고 서원을 하신 불이다. 세존의 법화경 설법하심을 듣고자 지하에서 공중에 솟아올랐다. 다보여래의 상을 보려면, 시방세계에서 설법하신 모든 분신제불과 수행 중인 보살들이 다 모여야 다보여래를 볼 수가 있다고 세존께서 말씀했다. 그 말따라 솟아오른 보배탑 안의 다보여래를 보려고 모여드는 상황을 운주사는 표현한 것과 일치한다. 세존의 육계에서 광명이 시방세계에 비추자 보배탑(석조 불감)으로 모여들었다. 땅에서 솟아 나온 보살(방형탑), 바다에서 솟아 나온 보살(원형탑), 시자보살을 대동하신 분신제불들, 거인국에서 오신 묘음보살, 모두가 모이는 모습과 세존께 한 아름 꽃다발과 공양물을 드리는 모습, 법화경을 경청하는 모습, 보배탑을 열어서 보고 경배하는 상황이 형상화된 야외법회 현장이다.

 

 

분신제불들이 다 모이자 공중에 떠 있는 보배탑을 볼 수 있도록 세존이 백호에서 광명을 쏟아내 대중들을 공중에 뜨게 하셨다. 그리고 세존께서 보배탑 문을 열자 선정에 드신 다보여래께서 안면에 미소를 지으시면서 “세존이시여 법화경을 참으로 잘 설하십니다”고 칭찬하셨다. 다보여래께서 자기 자리의 반을 내주시면서, 석가모니에게 들어와서 앉으시라고 하자 들어가서 좌정하신다. 법화경은 이 모습을 분반좌, 불병좌(分半坐,佛竝坐)라고 적시하고 있다. 운주사의 석조 불감과 일치한다.

 

보물 제797호 석조불감(보배탑)은 운주사의 중심 공간이며 공중 법회의 광장이다. 불교 이념이 약해졌고 주위가 경작지로 바뀌면서 초창기의 모습이 많이 훼손되었다고 생각된다. 화순군에서는 6월 21일 외국 학자들이 현지 답사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수수께끼로 남겨진 운주사의 신비를 푸는 실타래의 꼬투리를 푸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석조불감에서 남쪽을 향하고 계신 불은 석가모니불이고 북쪽을 향하고 계신 불은 다보여래불이다. 운주사의 석상들은 사부대중을 표현했다. 불상이 아니므로 허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석상들은 매우 차별을 잘 표현된 것이다.

 

보살은 종지용출보살과 종해용출보살로 구별할 수 있다. 종지용출보살은 보배탑을 보기 위해서 삼천대천세계의 시방에서 천만억 보살마하살이 동시에 땅을 찢고 솟아 나온 보살들이다.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네 영도자를 상행, 무변행, 정행, 안립행이라 이름하였다. 석가모니를 우러러보면서 문안과 설법을 듣는 모습이다. 종해용출보살은 문수보살이 바닷속 사가라용궁에 가시어 교화시킨 보살들로 보배탑을 보기 위해서 연꽃 위에 출현하신 보살들, 즉 원형탑(연화탑과 연등탑)들이다. 묘법연화경의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과 제바달다품에 나오는 내용이다.

 

운주사는 8권의 법화경 28품 중에서 제11품 견보탑품, 제12품 제바달다품, 제15품 종지용출품, 제7품 화성유품, 제4품 신해품(장자궁자)등 법화경의 경전 내용으로 조성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동안 미궁에 빠져있던 운주사 신비를 푸는 데 관심있는 이들의 참여가 늘어나기를 바란다.

 

 

김병태 광주대인치과의원 원장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