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치과의사를 대체하지 못 한다. AI를 활용하는 의사가, 활용하지 못하는 의사를 대체할 뿐

2024.07.03 16:20:01

릴레이 수필  제2612번째

치과 분야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구강스캐너, CAD-CAM 기술, 밀링 머신, 3D 프린터, 페이스 스캔 등 다양한 디지털 장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과 치료의 폭과 깊이는 놀라울 정도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는 예측 가능한 진료를 가능하게 하며, 서지컬 가이드를 통해 높은 정확도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은 하루 만에 끝나는 원데이 진료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을 통해 치과 치료는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치과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가히 눈부실 정도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구강스캐너는 드물었으나, 오늘날에는 일반 치과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구강스캐너 보급률이 45%에 이르렀으며, 이는 빠르고 정확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 덕분입니다. 구강스캐너를 통해 얻는 디지털 데이터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구강스캐너의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입력 데이터가 디지털화되는 것만이 아닙니다. CAD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이에 맞춰 밀링과 3D 프린팅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정교한 보철물을 손쉽게 디자인하고, 빠르게 출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우리는 더욱 다채롭고 안정적인 치과 치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료계에서 이처럼 빠르게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분야는 아마 치과가 유일할 것입니다. 치과만큼 디지털 기술이 데이터 채득 과정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까지 깊이 관여하는 분야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CBCT와 구강스캐너와 같은 고스펙 디지털 장비들이 많이 도입된 의료기관도 드뭅니다. 환자 진료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는 것은 일부에게는 걱정스러울 수 있지만, 치과에서는 오히려 기대가 앞섭니다.

 

최근 들어 ChatGPT와 같은 AI 기술의 등장은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ChatGPT는 번역을 손쉽게 수행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보다 빠르게 필요한 자료를 찾아 정리합니다. 개발자들의 작업을 대신하고, 창의적인 예술 작품을 그리기도 합니다. AI는 계속해서 한계를 뛰어넘으며, 사람들의 직업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과의사는 어떨까요? 다행스럽게도 치과의사는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낮은 직업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치과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에 의존하며, 환자와의 심리적인 라포(rapport)가 중요하기 때문에, AI나 로봇이 이를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설령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더라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AI와 등을 돌리고 기존 방식만 고수할 수 있을까요?

 

AI는 치과의사를 대체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AI를 활용하는 치과의사가, 활용하지 못하는 치과의사를 대체할 것입니다. 치과만큼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의료 분야는 없습니다. 디지털 장비의 발전에 따라서 디지털화된 입력 데이터를 통해 AI는 오늘도 치과 데이터를 학습해나가고 있습니다. ChatGPT는 최근 치근단 방사선 사진을 판독하고, AI를 이용해 보철물을 디자인하기도 합니다.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디지털과 AI를 활용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입니다.

 

이 수필 역시, AI의 첨삭을 받은 수필입니다. 

국진혁 이노바이드 대표·치과의사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