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에 대한 나의 경험들(말하기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기)

  • 등록 2024.10.23 15: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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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칼럼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대중 앞에서 말하기’이고, 그 다음이 ‘죽음’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대중 앞에서 말할 때 느끼는 불안과 긴장감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4년 3월 광산구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에 취임하고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인사말이 끝나고 봉사 중 한 분이 다가와 ‘이사장님 페이스북을 보니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시던데 인사말은 어색하네요’ 하고 지나간다. 


10월 8일 광산구 자봉센터 첫 이사회를 주관한다. 동창회와 지역 모임에서 이사회와 총회를 진행해 보았지만 준비된 시나리오를 읽는 수준이었다. 광산자봉 이사회에서는 잘하고 싶었다. 이사회에서는 준비된 시나리오를 읽더라도 회의 진행에 대해 나만의 체계를 세우고 싶었다. 10월 3일 개천절 오전 7시에 치과에 나와서 회의 진행 방법 및 스피치에 대해 유튜브 동영상과 책(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 10월 11월에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45분 강의를 한다. 


조선대학교 동창회 부회장이 되어 치과의사 윤리선언을 낭독하며 호흡 조절이 잘되지 않아 버벅거렸던 경험. 동창회장 취임식 때 준비한 원고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체크해 놓은 핵심 단어만 보고 취임식 인사말을 했던 일. 대중 앞에서 준비한 원고를 잘 읽고 싶었다. 남들은 잘도 하는데 왜? 나는 두려움을 느끼는가? 올해 모교 교수님의 정년퇴임식에서 송공사를 하게 되었다. 원고를 작성하고 많은 연습을 하였지만 역시 버벅거린다.


윤리선언 낭독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후 4개월 동안 평생교육원에서 스피치 강의를 들었다. 그러나 강의를 들으면서도 스피치는 여전히 어색했고, 실력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스피치를 할 때면 호흡이 빨라지고 긴장감이 커지는 나의 모습을 보고 강사분은 안타까워한다. 4개월 과정을 마치는 날 수강생들이 5분 동안 강의를 하는 과정이 있었다. 강의를 할 때는 청중의 반응을 살피는 여유도 부렸다. 강사분께서 ‘스피치는 힘들어하시지만, 강의는 잘하시네요’라고 말한다.


2002년 4월 덴티움 임상포럼에서 1000여명이 넘는 치과의사 앞에서 강의는 큰 경험이었다. 덴티움 임플란트가 시판하던 초창기 광주에서 개업의와 공보의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였던 인연으로 포럼 강사로 초청 되었다. 2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2개월 이상 준비를 하였다. 단상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자신이 있었다. 단상에 올라가보니 1000여명이 넘은 원장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앞줄에는 다음 강의를 기다리는 강사분들이 있다. 인사말을 하여야 하는데 입이 열리지 않는다, 이대로 내려와야 하나! 왜 내가 강의를 한다고 했지. 후회가 썰물처럼 밀려왔다. 그때 앞자리에 앉아있던 다음 강의를 준비하던 강사분과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분이 나를 보며 미소 짓는다. 지옥에서 천사를 만나는 마음이었다.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20분 강의를 하고 내려오니 모교 선 후배 동문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강사를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며 격려해 주신다.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던 원장님. 내 삶에서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인물중 한 분이다.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고마웠다고 인사 전한다.


10월 8일 광산자봉 이사회를 개최하였다. 시나리오가 나와 있다. 이사장으로서 할 말은 많지 않다. 개회선언과 인사말 그리고 의안상정 동의와 제청을 묻고 폐회선언.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기 전 나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경험은 이사회 진행을 여유롭게 만들었다. 지금 광주시 치과의사회 대의원 총회 부의장이다. 의장이 되면 대의원 총회를 진행할 것이다. 시나리오는 있다. 청중은 진행자가 얼마나 여유로운가에 대한 기억만 할 뿐이라는 글이 생각난다. 


말하기에 많은 가르침을 준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을 보며 배우고 있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1. 목소리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배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배의 안쪽까지 공기를 채웠다가 내보내는 느낌으로 말하는 것이다. 긴장을 하면 말이 빨라지게 된다. 말이 빨라진다고 느껴질 때 즉각적인 해결책은 호흡 고르기이다.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살짝 한숨 쉬듯이 숨을 내뱉는다.


2. 모음을 틀리게 발음하면 사람들은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지만 발음이 부정확하네’라고 생각한다. 모음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한 연습법으로는 모음만 남겨 읽는 연습이다.


누군가는 바라고 다른 누군가는 희망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낸다.


우우아으 아아오 아으 우우아으 의아아 애 오 아으 우우아으 으어으 여이오 이우어애다.


3. 우리말은 영어와 달리 서술어가 가장 뒤에 나오기 때문에 말끝을 흐리면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 끝까지 말을 한다.(배우자에게 가장 지적 받는 나의 말하는 습관이다.) 


4. 말맛을 살려서 말하며 강조하는 방법에는 크게 말하기, 천천히 말하기, 잠깐 쉬어 말하기가 있다. 표현력이 좋은 사람은 강조하고 싶은 단어에 적절한 변화를 줘서 말에 생기가 돌게 한다.


5. 내 말의 속도가 적정한지 테스트 하는 방법. 다음 예문을 보면서 내 말의 속도가 어떤지 알아볼까요? 스피치의 목적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남김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다음 문장을 녹음하며 읽으면서 시간을 측정해 본다.


‘위기가 닥칠 때 우선 머릿속으로 세 가지 질문을 합니다. 이 일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이 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 일이 기회가 되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위기의 본질을 살피고, 위기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생각한 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실험을 합니다. 수없이 많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다 보면,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26초 이내 매우 빠름. 27~30초 약간 빠름. 31~34초 보통. 35~37초 약간 느림. 38초 이상 매우느림.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을 권해 본다. 월요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인권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학교를 찾아가서 강의를 했다. 점심이후 5교시 1/3이 편하게 누워 잠을 자고 있다. 다행히 2/3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과제를 수행한다. 당일 수업평가를 하는데 잠을 잤던 친구들도 평가는 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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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함께하는 대덕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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